與 잠룡 지지율 다합쳐도 이재명 못넘어
홍준표·오세훈·한동훈 '한자릿수' 지지율
"이재명 vs 이준석 양자대결 주목해볼만"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이지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 시 치를 조기 대선을 가정한 여론조사에서 '1강(强) 구도'를 굳힌 새해 여론조사가 속속 발표됐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관측되는 상황에서 유력 여권 잠룡 3명의 지지율을 모두 합산한 수치가 이 대표 지지율에 못 미치는 결과여서 이목이 집중된다. 이 대표의 외연 확장이 숙제로 남아있는 가운데, 윤 대통령의 탄핵 시계와 이 대표의 사법 시계가 차기 대권 구도의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일 발표한 조사(지난달 29~31일)에서 이 대표는 36%의 지지율을 얻어 압도적 1위에 올랐다. 이어 홍준표(8%), 오세훈·한동훈(6%), 우원식(5%), 안철수(2%), 김동연(2%), 이준석(2%), 유승민(1%) 순이었다. 이 대표에 맞설 대항마가 여야 모두에서 나타나지 않는 가운데 각 후보들을 향한 여권 지지층의 지지가 분열되며 혼조세를 보이는 양상이다. (응답률 16.3%. 표본 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이 MBC 의뢰로 전국 성인 1003명에게 전화 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지난달 29~30일간)에서도 이 대표는 40%의 지지율을 얻어, 홍준표(8%), 한동훈(7%), 오세훈(5%) 등 보수 진영 대권주자들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 이어 우원식(4%), 원희룡(3%), 김동연·안철수·유승민(2%)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응답률 16.2%.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차기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지난달 28~29일)에선 이 대표는 39.5%의 지지를 받아 홍준표(8.9%), 오세훈(8.7%), 한동훈(8.0%)을 크게 앞섰다. (응답률 9.3%.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이 대표를 제외한 후보들 모두 한 자릿수 지지율로 고전을 면치 못한 가운데, 이 대표는 2위와의 지지율을 20~30%포인트 격차로 따돌려 강력한 1강 구도를 굳혔다. 특히 모든 조사에서 이 대표의 지지율이 보수의 유력 대권주자인 홍준표·오세훈·한동훈 3명 지지율 합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다만 이 같은 여론이 차기 대선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 대표가 계엄 사태를 거쳐 탄핵 정국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한 만큼 이 대표의 현 지지율이 최정점에 달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 대표의 재판 리스크도 여전히 유효한 상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통화에서 "(대선 경선) 본선 막판에 가면 (사법 리스크가) 영향을 미칠 거라고 본다"라며 "6월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5월 중순 넘어가면서 '후보 교체론'이 부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이재명 대표의 이번 지지율이 최정점이라고 봐야 하기 때문에 불안한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향후 이 대표의 지지율 하락 가능성을 높게 내다봤다. 윤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이 대표가 입은 반사이익이 점차 사그라들고, 각기 흩어진 여권 지지층이 최종 후보 결정 이후 결집하면 격차는 더 좁혀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까지 양자 대결을 가정한 조사에서도 판세 변화는 크지 않다. 리서치앤리서치에서 실시한 양자 대결 조사 결과 △이재명 48.7%, 오세훈 21.9% △이재명 47.6%, 홍준표 20.5% △이재명 48%, 한동훈 16.7% △이재명 46.9%, 이준석 11.8%로 집계됐다. 이 대표의 대항마로 오세훈 서울시장의 지지율이 보수 진영 후보 가운데 가장 두각을 보였으나 전문가들은 이 대표의 지지율이 가장 낮은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의 대결을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엄 소장은 "이준석 의원하고 국민의힘 대권주자가 단일화를 하게 되면 이 대표한테 위협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보수층과 중도층이 이 의원 쪽으로 눈길도 주지 않는 모습이지만 (이 의원으로 보수 후보가 단일화를 하게 되면) 확장성은 클 수 있고, 이 대표 역시 국민의힘 후보의 중도 하차로 곤혹스러운 처지에 몰릴 수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표심을 읽기 어려운 캐스팅보터(중도층 30%)의 선택이 변수로 남아있어 이 대표에게 중도 확장성은 아직까지 숙제로 남아있는 셈이다.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1심 판결이 대선 전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에도 판세는 완전히 뒤바뀔 수 있다. 엄 소장은 "이 대표의 대법원판결이 대선 전 나올 가능성은 작다"면서도 "만약 이 대표의 대선 출마가 불가능해지면 '우원식 대안론'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호남 표심을 움직이는 박지원 의원 또는 정세균 전 국회의장의 움직임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기사에 인용한 조사와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