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신지하 기자]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폐플라스틱이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새로운 미래 자원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석유화학기업들이 화학적 재활용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화학적 재활용은 기계적 재활용이 가진 문제점을 보완한 대안으로 글로벌 화학업계에서 떠오르고 있는 기술이다. 앞으로 10년간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 성장에 있어서 화학적 재활용 기술의 역할은 보다 커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화학적 재활용 시장은 폐플라스틱에서 추출 가능한 열분해유 기준 2020년 70만톤에서 2030년 330만톤 규모로 연평균 17%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페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은 크게 '기계적 재활용'과 '화학적 재활용' 기술로 구분된다. 기계적 재활용은 재활용을 거듭할수록 물성이 떨어지는 단점과 회수된 플라스틱 오염 정도에 따라 재활용 자체가 어려울 수 있는 한계가 있다.
반면 화학적 재활용은 고분자 형태인 플라스틱을 화학적 반응을 통해 기존에 원료였던 단량체 또는 올리고머 상태로 전환시키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렇게 생산된 단량체·올리고머는 다시 중합과정을 통해 새 플라스틱으로 재생산될 수 있다.
재생 플라스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수록 물성·재활용 횟수에 제약이 있는 기계적 재활용보다 화학적 재활용 위주의 시장 규모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화학적 재활용은 기계적 재활용과 달리 여러번의 재활용 공정을 거쳐도 처음의 물성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어 다수의 석유화학기업이 이를 도입하고 있다. 또한 불순물 처리가 가능하며 에너지 효율성 또한 높아 친환경적이며 경제성이 높다.
지난해 사명을 바꾼 SK지오센트릭은 미국 열분해유 전문 생산기업 브라이트마크와 퓨어사이클 테크놀로지, 캐나다 루프인더스트리 등 해외 기술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화학적 재활용 기술 역량을 확보했다. 2025년까지는 연 10만톤 규모의 열분해 설비와 8만4000톤 규모의 해중합 설비, 5만톤 규모의 고순도 PP 추출 설비 등을 국내에 확보할 계획이다.
LG화학은 2024년 1분기까지 충남 당진에 연 2만톤 규모의 초임계 열분해유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열분해유는 사용된 플라스틱에서 추출 가능한 재생 연료로 새로운 플라스틱 생산을 위한 원료로 사용 가능하다. 이를 위해 LG화학은 초임계 열분해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영국의 무라 테크놀로지(Mura Technology)와 협업하기로 했다.
롯데케미칼은 2024년까지 1000억원을 투자해 울산 2공장에 11만톤 규모의 화학적 재활용 페트 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또한 2030년까지는 34만톤 규모의 울산 페트 공장을 전량 화학적 재활용 페트 생산으로 전환하는 목표도 세웠다.
SK케미칼은 이미 식품 용기 시장에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적용한 페트인 '스카이펫(SKYPET) CR'를 공급하고 있다. SK케미칼은 스카이펫 CR의 투명성과 안전성, 친환경성 등을 앞세워 국내외 식음료병과 식품 포장 필름의 원료로 공급할 뿐만 아니라 섬유 용도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