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글로벌 탑티어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겠습니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사장)가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약속한 말이다. 림 사장은 지난해 취임 후 이같은 비전을 강조해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매출 1조5000억원을 넘기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림 사장이 거둔 첫 성적표다.

림 사장은 이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2030년 글로벌 톱티어 바이오기업 도약’이라는 비전 달성을 위해 혁신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오는 10월 단일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인 4공장 가동한다. 지난달에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100%를 확보하면서 신약개발까지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꾀하고 있다.

◇코로나 속 사상 최대 수주 실적 올려

2018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합류한 림 사장은 제약·바이오 전문가로 통한다. 그는 일본 글로벌 제약사 야마노우치(현 아스텔라스) 미국법인을 시작으로 제약·바이오업계에 첫 발을 들였다. 스위스 로슈, 로슈의 자회사인 제넨텍 등에서 생산 및 재무 전문가를 역임했다.

입사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최대 규모인 제3공장을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그는 글로벌 제약사에서 쌓아온 노하우와 네트워크 역량을 바탕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3공장 운영을 총괄했다.

그의 총괄 아래 3공장은 빠르게 자리 잡았다. 생산능력만 18만ℓ에 달하는 3공장은 1, 2공장에 이어 풀(full)에 가까운 가동률을 기록 중이다.

림 사장이 2020년 12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것도 3공장 조기 안정화라는 성과를 낸 것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그는 취임한 이후 생산 설비 효율화를 단행하는 한편,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하며 전사적 수주 역량을 키우는 전략을 펼쳤다.

선제적 투자로 생산 능력과 속도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빅파마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항체 치료제와 백신 생산 수주를 잇달아 성공시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5월 모더나와 메신저 리보핵산(mRNA)백신에 대한 완제 위탁생산(CMO) 계약을 맺은 데 이어, 같은 해 11월에는 미국 보스턴 mRNA 전문 기업 그린라이트 바이오사이언스와 mRNA 백신 원료의약품 CMO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미국 일라이릴리의 코로나19 항체 치료제와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항체 치료제 생산 계약을 따낸 것도 모두 지난해 일이다. 그결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사상 최대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수주만 69건이다.

수주 확대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매출은 1조5680억원으로 2020년보다 34.6% 늘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5373억원으로, 2017년 첫 흑자 발생 후 4년 만에 8배 이상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4%로, 2년 만에 3배 가까이 뛰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전경.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전경.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CMO 경쟁력 토대 '초격차' 지속

올해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 1분기 매출액은 511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6%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764억원으로 137% 증가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1, 2, 3공장의 안정적 가동 속에 제품 판매량이 계속해서 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이같은 기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1분기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전년보다 25.7% 늘어난 1조9712억원이다. 영업이익은 22% 증가한 6555억원으로 전망된다.

림 사장은 CMO분야에서 대규모 투자를 통해 경쟁사 대비 우위를 가져가는 ‘초격차’ 전략을 지속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MO 분야 생산설비 기준 세계 1위지만, 올해도 생산능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당장 오는 10월 인천 송도 글로벌캠퍼스에 4공장 부분 가동을 앞두고 있다. 당초 계획보다도 6개월 가량 가동 시기를 앞당겼다.

4공장은 생산능력이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인 25만6000ℓ다. 4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총 62만ℓ의 생산규모를 확보하게 된다. 이는 글로벌 CMO 시장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규모다.

여기에 더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내 하나의 공장에서 mRNA, 세포치료제 등 다양한 종류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이 가능한 멀티모달형식의 5공장도 착공할 예정이다.

향후 인천 송도에 부지를 추가로 확보해 항체의약품 대량 생산시설인 6공장 건립과 오픈이노베이션 센터 설립도 추진 중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본사 전경.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제공
삼성바이오에피스 본사 전경.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제공

◇에피스 자회사 편입…글로벌 바이오기업 도약

림 사장은 CMO 사업 부문 경쟁력을 넘어, 위탁개발(CDO), 신약 개발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20일 바이오젠에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인수 1차 대금(10억 달러) 납부를 완료하면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로 공식 편입했다. 이번 지분 인수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종합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 의약품 개발 기술은 물론 전세계 주요 허가당국의 인허가 노하우를 갖고 있는 기업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까지 총 10개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신규 파이프라인 개발, 오프이노베이션, 신약 개발 등 중장기 성장 전략을 독자적으로 빠르게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개발역량을 바탕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공을 들이고 있는 CDO 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CDO는 자체 세포주 및 공정개발 시설이 없거나 부족한 중소 제약사 등을 대상으로 세포주·공정 및 제형개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9월말 원스톱 의약품 위탁개발 서비스인 의약품 CDO 플랫폼 ‘에스-셀러레이트(S-Cellerate)’를 공개하는 등 CDO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CDO 사업 건수는 87건이다.

추후에는 이러한 역량을 신약개발까지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림 사장은 삼성바이오에피스 자회사 편입을 공식 발표하면서 “에피스가 보유한 역량과 노하우는 삼성 바이오 사업을 글로벌 톱티어로 도약하게 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며 “적극적인 투자를 지속해 글로벌 선두 자리를 공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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