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대표 와인메이커 자비에 아우사스 방한

자비에 아우사스 와인메이커가 지난 13일 서울 한남동 한 식당에서 와인 ‘아우사스 인테르프레타시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최성수 기자
자비에 아우사스 와인메이커가 지난 13일 서울 한남동 한 식당에서 와인 ‘아우사스 인테르프레타시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최성수 기자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스페인을 대표하는 와인메이커인 자비에 아우사스가 한국을 찾았다. 아우사스 와인메이커는 최상의 품질을 고수하는 자신만의 와인 철학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자신의 와인을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에 빗대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우사스 와이너리 오너 겸 와인메이커인 자비에 아우사스는 지난 13일 서울 한남동에서 기자와 만나 아우사스 와인에 담긴 철학과 특징 등에 대해 설명했다.

아우사스 와인메이커는 스페인 ‘리베라 델 두에로’ 지역의 저명한 와인메이커다. 1990년부터 2015년까지 스페인 최고의 와인 명가인 ‘베가 시실리아’에서 25년간의 근무하며 명성을 쌓았다. 스페인의 전설적인 양조자 ‘마리아노 가르시아’가 그의 스승이기도 하다.

그는 2016년 베가 시실리아를 떠난 후, 자신만의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동안 ‘리베라 델 두에로’ 지역에서 쌓아온 깊은 지식과 지역 와인 생산자들과의 오랜 관계를 바탕으로 와이너리를 만들고, 그의 플래그십 와인인 ‘아우사스 인테르프레타시온’을 출시했다.

아우사스 인테르프레타시온은 100% 템프라니요 품종으로, 아우사스 와인메이커가 선별한 지역 마을에서 재배된 포도로 만들어진다. 특히 밭의 전체 포도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60~70%만 사용하며, 나머지 포도는 판매하는 방식으로 최상의 포도만로로 생산한다.

아우사스 와인메이커는 이러한 와인의 품질을 인정받아 영국의 와인 평론가이자 와인 마스터인 팀앳킨으로부터 2021년 주목해야할 8인의 리베라 델 두에로 생산자에 선정되기도 했다.

아우사스 인테르프레타시온은 현재 국내에서는 금양인터내셔날에서 수입하고 있다.

와인 '아우사스 인테르프레타시온'. 사진=금양인터내셔날 제공
와인 '아우사스 인테르프레타시온'. 사진=금양인터내셔날 제공

아우사스 와인메이커는 현재까지 ‘아우사스 인테르프레타시온’ 단일 품목만 생산하고 있다. 이는 하나의 와인에 집중해 자신의 철학과 해석을 온전히 담기 위해서다. 여러 와인을 생산하기보다, 한 와인에 모든 자원을 투입해 일관된 품질과 독창적인 스타일을 유지하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아우사스 와인메이커는 “많은 와이너리가 하나의 와인만 생산하지는 않지만, 우리는 하나의 와인만을 생산한다. 해석에 집중하고 싶기 때문”이라며 “미래에 다른 와인을 만들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우리 이름으로는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테르프레타시온의 이름에도 이러한 철학이 담겼다. 인테르프레타시온은 스페인어로 ‘해석’을 의미한다. 떼루아(토양‧기후‧환경)의 특성과 빈티지(수확 연도)의 독특한 요소를 와인으로 어떻게 해석하는지가 중요한 요소라는 이유에서다.

아우사스 와인메이커는 이런 의미에서 자신을 지휘자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각각의 포도밭과 관리 방식은 하나의 악기와 같고, 저는 그것들을 조화롭게 만들어내는 지휘자”라면서 “모든 것을 하나로 모아 오케스트라처럼 조화롭게 만들어내는 것이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와인의 철학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는 △순수함 △생동감 △일관성을 꼽았다.

아우사스 와인메이커는 “순수함은 와인 안에 모든 요소가 조화를 이루면서 어느 하나가 두드러지지 않는 균형 잡힌 상태를 뜻한다”며 “생동감은 와인이 가진 생동감을 중요시해 신선한 느낌을 유지하는 것을 의미하고, 일관성은 매년 일관된 스타일과 품질을 유지함으로써 와인의 개성을 지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좋은 와인을 만들 때 일관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우사스 와인메이커는 “2~3개의 배럴로 와인을 만들어서 병당 100유로(약 15만원)에 판매하는 것은 매우 쉽지만, 제게는 그것이 진지한 와인 생산이 아니다”고 말했다.

단순히 소량의 고가 와인을 생산하는 것을 ‘진지한 와인 생산’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얘기다.

진정한 와인 메이킹이란 단순히 수익성을 목적으로 소량의 고급 와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일관된 품질의 와인을 제공하고, 그 와인에 자신이 담고자 하는 철학과 해석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우사스 와인메이커는 서로 다른 기후와 수확 조건이라도 각각의 개성을 반영해 최상의 빈티지를 만들고 있다고 자부했다.

특히, 아직 시장에 나오지 않은 2022 빈티지에 대해서 큰 애정을 드러냈다. 아우사스 와인메이커는 “2022 빈티지는 마치 아르헨티나에서의 어린 시절 메시와 같다”며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기술이 필요했던 것처럼 말이다. 2022 빈티지도 그와 같은 잠재력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병 숙성이 필요하며, 모든 포도밭과 와인이 조화를 이루기까지 1년 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시중에서는 아우사스 2018, 2019, 2020 빈티지만 판매되고 있다. 2022 빈티지는 내년 3월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에 출시될 예정이다.

자비에 아우사스 와인메이커가 13일 서울 한남동 한 식당에서 와인 ‘아우사스 인테르프레타시온’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최성수 기자
자비에 아우사스 와인메이커가 13일 서울 한남동 한 식당에서 와인 ‘아우사스 인테르프레타시온’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최성수 기자

그는 이러한 철학이 한국에도 전해지면 한국 소비자들이 스페인 프리미엄 와인에 관심을 갖고, 찾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재 스페인 와인은 한국에서 시장점유율(M/S)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무역협회(KITA)에 따르면 1~9월 스페인 와인 수입액은 전년 동기대비 15% 줄었다.

아우사스 와인메이커는 “스페인 와인이 양으로 승부한다고 인식하고 있지만, 프리미엄 스페인 와인에 대한 수요는 계속 있을 것”이라며 “일관되게 퀄리티를 유지한다면 프리미엄 와인을 찾는 소비자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와인의 희소성은 흥미를 자극한다”며 “흥미를 자극하는 것이 시장을 확대하는 데 키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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