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취임해 공식 업무 시작
[데일리한국 이윤희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내일 취임식을 하고 4년의 임기를 시작한다. 한은의 새 수장 자리에 올라 통화정책을 총괄하게 되는 이 후보자에 대해 주식시장도 주목하고 있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 후보자의 취임식은 21일 서울에서 열린다. 이 후보자는 내일 중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1960년생인 이 후보자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를 지냈으며 지난 2007년 이명박 대통령 당선 당시 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분과 인수위원으로 참여한 바 있으며 이명박 정부에서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으로 활동했다. 후보 지명 전까지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을 맡았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앞서 19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정부 실무경험을 갖췄을 뿐 아니라 다양한 국제 경험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이 총재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이견 없이 채택했다.
주식시장은 이 후보자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회가 열렸던 지난 19일에도 증시는 "시장금리는 장중 향후 통화정책은 성장과 물가를 조율해 결정하겠다"는 이 후보자의 발언을 반영하면서 강세를 보였지만 청문회 후반으로 갈수록 낙폭을 축소했다.
신얼 SK증권 연구원은 "이 후보자가 한은 총재로 부임하게 되면 한국은행의 정책 결정에 있어서 독립성은 한층 강화될 것이며, 고용 지표에 대한 상세한 모니터링 필요성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그는 "과거 고령화에 의한 민간 경제의 역동성 저하 우려를 표했던 그의 발언이 기준금리 인상의 상단을 견고하게 만들 것이나, 인플레이션 국면 및 코로나 팬데믹에 의한 민간과 정부의 부채 급증 제어 필요성 등은 현 정책 정상화의 방향성이 단기적으로 유효하겠다"고 전망했다.
또한 청문회에서 보여준 후보자의 발언은 5월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긴장을 완화시켜 줬다는 평이 나온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대체적으로 시장은 이창용 후보자의 발언이 비둘기파적(dovish)이지는 않았지만 매파적(hawkish)으로도 크게 쏠리지 않아 무난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전했다.
그는 "인사 청문회에서 이 후보자가 '성장과 물가는 균형 있게 바라본다'고 했지만, 결국 데이터에 따라서 통화정책을 운영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이었다고도 풀이했다. 이달 한은의 통화정책방향(통방문)에서 한은은 당분간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가고 올해 중 물가상승률이 2월 전망치(3.1%)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백 연구원은 "향후 물가가 적어도 1~2년간 상승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며 4월 금통위는 성장보단 물가가 우려스러운 상황인 점을 고려해 금리인상을 단행했다는 이 후보자의 발언을 고려하면, 이 후보자의 인사 청문회 발언들이 단기적으로 5월 금리 인상에 대한 긴장을 완화시켜줄 수는 있겠지만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의 한은의 역할이 축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