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장관 "러 공갈 기반 핵 무력 설 자리 없어"
북한·이란 핵실험 준비 강력히 비판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강영임 기자]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미국은 자국과 동맹이 위험에 처하는 등 극단적인 상황에서만 핵무기 사용을 고려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막한 제10차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 연설에서 "우리는 NPT의 일원이자 핵 비확산 의무를 준수하는 비핵보유국에 대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위협하지 않는다는 정책을 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전 NPT 평가회의의 최종 문서에 포함된 약속을 가능한 한 최대한 지속해서 이행할 것"이라며, "핵무기가 존재하는 한 미국 핵무기의 근본적인 역할은 미국과 우리의 동맹 및 파트너들에 대한 핵 공격을 억제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우린 미국, 동맹, 파트너들의 중대한 이익을 방어하기 위해 극단적인 상황에서만 핵무기 사용을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가 무모하고 위험한 핵 무력을 내세워 우크라이나를 위협하고 있다며 이를 거부하는 데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지난 4월 선제 핵 공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 열병식 연설에서 '국가 근본 이익'을 침탈하려는 시도가 있을 때 핵무기를 적극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윤석열 정부 들어 한미는 북핵 억지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이번 달에는 고강도의 한미연합훈련을 예고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블링컨 장관의 언급은 핵무기 공격을 시사한 러시아는 물론 북한에 대한 경고의 의미까지 담고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북한은 계속해서 불법적인 핵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역내에서 지속적인 도발을 계속하고 있다"며 "우리가 오늘 모인 가운데 북한은 7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블링컨 장관은 NPT 회의 직후 회견에서도 "지금은 NPT에 대한 중요한 순간"이라며 이란과 북한, 러시아가 제기하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등 잇따른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북한은 현재 핵실험 준비를 사실상 마친 상태인 것으로 한미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북한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북한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대내외 상황을 고려하면서 핵실험 시기를 엿보는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이날 미국과 영국, 프랑스, 북아일랜드는 공동 장관 성명에서 그는 "우린 여전히 북한이 가진 모든 핵무기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CVID)에 전념하고 있다"면서 "북한에 모든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발사, 관련 활동을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란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는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귀를 지지한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그런 의사를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다만 그는 이란 핵합의로의 복귀는 여전히 미국과 이란, 전 세계에 최상의 결과라는 점을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또 전 세계 핵 위협 감소를 위해 중국을 포함해 모든 핵무기 보유국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현재 공식적인 핵무기 보유국은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이다. 이스라엘과 인도, 파키스탄이 비공식적으로 핵무기를 가지고 있고, 북한도 핵전력 완성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이란 역시 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 성명을 내고 중국의 핵무기 억제 협상 참여를 촉구하는 한편 러시아와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을 대체할 신규 무기억제 프레임워크를 신속히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