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파리공연서 ‘수치스러운 일’ 행동 옮겨 화제
2024년부터 5년간 ‘서울시향 톱 만들기’ 적임자 영입
뉴욕필하모닉과 동시에 이끌어 두 악단 시너지도 기대
[데일리한국 민병무 기자] 지난 4월 초 클래식 음악계에 ‘깜놀 사건’이 발생했다. 세계적 지휘자 얍 판 츠베덴이 프랑스에서 파리 오케스트라를 객원 지휘하는 도중 연주를 멈췄다. 그리고는 쇼스타코비치의 곡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관객이 있는 공연에서 음악을 스톱하고 리스타트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마에스트로 입장에서는 “제가 지휘를 잘못했습니다”라고 인정하며 굴욕을 견뎌야 하는 일이다. 얍 판 츠베덴은 음악을 위해 스스로 ‘수치스러운 일’을 선택한 것이다. 용기 있는 행동이다. 영국의 음악 비평가 노먼 레브레히트는 “1958년 지휘자 아드리안 볼트가 BBC 심포니의 연주를 중지한 후 처음 있었던 일이다”라고 했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이 ‘더 큰 날개’를 달았다. 이처럼 완벽을 추구하는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인 얍 판 츠베덴(61)을 새 음악감독으로 영입했다. 임기는 오는 2024년 1월부터 5년간이다.
서울시향은 올해로 임기가 만료되는 오스모 벤스케 음악감독의 후임으로 미국 뉴욕 필하모닉의 음악감독인 네덜란드 출신 얍 판 츠베덴을 선임했다고 4일 밝혔다.
그는 2018년부터는 세계적 교향악단인 뉴욕 필하모닉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으며, 2024년에는 서울시향과 뉴욕 필하모닉을 동시에 이끌게 돼 두 교향악단 간의 긴밀한 협력이 기대된다.
츠베덴은 19세에 세계 최정상급 오케스트라로 불리는 네덜란드의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의 최연소 악장으로 취임해 17년간 악장을 맡았다. 또한 지휘자로 변신한 이후에는 미국 댈러스 심포니, 홍콩 필하모닉 등을 맡아 단기간에 연주 역량을 최고 수준으로 높이는 등 오케스트라 트레이너라는 명성을 얻었다.
서울시향은 이번 차기 음악감독 선임 과정에서 교향악단을 세계 최정상급으로 끌어 올릴 수 있는 지명도 높은 음악감독을 초빙하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였다. 연초부터 음악감독추천위원회를 통해 다수의 세계 최정상급 지휘자들을 접촉하는 노력 끝에 츠베덴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츠베덴 차기 음악감독은 홍콩 필하모닉을 이끈 경험으로 아시아 국가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과거 몇 차례 내한 공연을 통해 한국 연주자들의 성장 가능성에 큰 기대를 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내 최고의 연주 실력을 가진 서울시향의 도약 가능성을 높이 보고 있는 것으로 전했다.
손은경 서울시향 대표이사는 “한국은 이미 K팝, 영화, 드라마 등 K컬처가 전 세계를 주도하고 있다. 클래식 분야 또한 촉망받는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의 산실로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시향도 이번에 세계 최정상급 지휘자의 영입을 통해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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