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한 한컴MDS 지분 담보로 교환사채 땜질처방
EB 교환가액 2만원…매입 주당가격 대비 60% 불과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김병탁 기자] 플레이그램 김재욱 대표의 공격적인 기업 인수·확장 전략이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한컴MDS(현 MDS테크)를 인수한 지 두달 만에 돌아오는 사채를 상환할 현금여력이 없어, 인수한 한컴MDS 지분을 담보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해야 하는 실정이다.
23일 IB업계에 따르면 플레이그램은 채무상환을 위해 20일 MDS테크 주식 75만주(지분율 8.43%)를 담보로 159억원의 EB를 발행했다. 사채만기일은 2025년 9월 22일이며, 만기이자율은 6%다.
EB는 교환청구기간 안에 해당 담보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를 지닌 사채다. 한 주당 EB의 교환가액은 2만원으로, 19일 종가 기준 1만5200원에서 31.58% 인상가격으로 책정했다. 하지만 플레이그램은 두달 전 한글과컴퓨터로부터 MDS테크 286만4477주(지분율 32.45%)를 950억원에 매입했다. 주당가격은 3만3165원으로, 플레이그램은 매입가격의 60% 수준에 판매한 셈이다.
플레이그램은 사채상환을 위해 EB 발행 외에도 지난 8월 22일 65억원의 단기차입금을 늘렸다.
이에 대해 IB업계에서는 플레이그램이 무리하게 MDS테크를 인수한 거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플레이그램은 영상콘텐츠 유통과 MRO(구매대행)를 주로 하는 회사로, 2016년부터 줄곧 영업적자를 겪어오고 있다. 2016년 2억8000만원의 영업적자가 있었으며, 2017년 27억4396만원, 2018년 11억 7820만원, 2019년 13억3589억원, 2020년 21억4297만원, 2021년 15억1114만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2016년 627억원이던 총자본금은 2019년 466억원까지 줄었다. 2020년 자본잠식 수준으로까지 결손금이 발생하자, 그해 9월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자본금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이는 무상감자를 진행했다. 그리고 같은 해 12월 179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해 재무위기를 가까스로 벗어났다.
이후 2021년 트라이콘홀딩스 김재욱 대표가 하나모두 외 특수관계인 4인 지분을 인수하며 경영체질 개선에 나섰다. 우선 대체불가토큰(NFT)과 소셜카지노 사업 등을 정관에 새롭게 추가했다.
바뀐 정관에 따라 올해 1월 소프트웨어개발업체인 아몬드컴퍼니(120억원) 인수를 시작으로, 2월에는 NFT 투자회사인 플레이그램 싱가포르 PTE. LTD(71억원)를 인수했다. 4월에도 싱가포르 자회사를 통해 영국의 가상화폐 파생상품 거래소인 ACCX GROUP(UK) LIMITED의 지분 11.11%를 61억원에 매입했다.
김 대표는 사업 재편과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지난 4월 아티스틱코스매틱 지분 8.12%를 42억원에 매각했다. 또한 7월에는 300억원의 전환사채(CB)와 100억원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통해 MDS테크의 남은 잔금을 치렀다.
하지만 공격적인 기업 인수와 확장으로 플레이그램의 경영 상황이 더 악화된 결과를 초래했다. 올해 상반기도 16억원의 영업손실을 겪었다. 전년 동기(-6억원) 대비 10억원 가까이 적자 폭이 확대됐다.
이처럼 적자폭이 확대된 데는 올해 기업 인수와 확장한 회사에서도 대부분 적자가 발생하고 있어서다. 상반기 기준 큐브릭스튜디오(-7200만원), 문라이트이엔티(-1400만원), 플레이그램 싱가포르PTE. LTD(-2700만원), circlogic(-900만원) 등 순손실이 발생했다. 아몬트컴퍼니와 헤븐리만 각각 2억400만원과 5500만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김 대표는 과거 코스닥 상장사 비덴트를 인수해 암호화폐거래소 빗썸 경영권 분쟁에 뛰어든 인물이다. 가상화폐와 NFT 분야의 전문경영가인 만큼, 플레이그램에서도 이 분야를 확대해 갈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김 대표가 빗썸 경영권 분쟁에서 물러나면서 확보한 자금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을지 모르나, 본업의 적자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올해 발행한 400억원의 CB와 BW로 인해 장기적으로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에 대해 플레이그램 관계자는 “향후 주가 등 영향에 대해선 답변 드릴 것이 없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