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김택수 기자] 최근 3년간 건설현장 사고로 1만6562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거나 다친 것으로 조사됐다. 사망자 수만 766명에 달한다. 해마다 건설현장 사상자가 증가하지만 국토교통부와 국토안전관리원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국회교통위)이 국토안전관리원으로부터 받은 '건설현장 안전사고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이같이 밝혔다.
건설현장 사망사고를 유형별로 보면, 최근 3년간 건설현장에서 '떨어짐' 사고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사고 유형 중 '떨어짐' 사고는 369건이었고, 깔림(123건, 17.9%), 물체에 맞음(74건, 10.8%), 끼임(34건, 4.9%) 등도 빈번하게 발생했다.
'떨어짐'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만큼 사망자수도 가장 많았다. 최근 3년간 '떨어짐'으로 사망한 인원은 384명으로 전체 사망사고 688건의 53.6%를 차지했다. 무거운 물체 등에 깔리거나 맞아 사망한 인원도 각각 141명(깔림), 75명(물체에 맞음)에 달했다.
사고유형 중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사고는 '화상'으로, 지난 3년간 1건이 발생했으나 이 사고로 38명의 노동자가 숨졌다.
건설공사 안전관리 종합정보망(CSI)자료에 따르면, 이 사고는 2020년 4월29일 경기 이천시 물류센터 신축공사 화재사고로, 당시 참사로 내국인 노동자 35명·외국인 노동자 3명이 숨졌고 내국인 노동자 10명은 부상을 입었다.
부상사고 중 빈발한 사고는 '넘어짐'으로, 지난 3년간 3526명의 노동자(22.3%)가 넘어져 부상을 당했다. 같은 기간 추락(2673명), 물체에 맞아(2218명) 다친 노동자도 많았다. 기계에 끼이거나(1595명), 부딪히고(1005명), 절단·베임(1058명) 사고를 입은 노동자도 다수를 차지했다.
국토안전관리원은 올해 경영목표 하나로 '건설현장 사망자 연 20% 감축을 제시해 사고사망 333명을 지표로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기준이 되는 자료는 고용노동부의 '산업재해현황' 통계에 따른 건설업 사고사망 수로, 국토안전관리원 집계와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2021년 기준 고용노동부의 '산업재해현황'의 사망자 수는 551명으로 나타났으나, 국토안전관리원은 이를 265명으로 집계했다. 2020년 산업재해현황에서도 567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지만 국토안전관리원 자료에 따르면 250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한준호 의원은 "국토안전관리원은 안전사고 발생 시 발주청이나 인허가기관이 CSI를 통해 신고하는 정보를 기반으로 각종 통계를 생산하고 있다"며 "신고 주체가 고의로 신고를 하지 않거나 실수로 누락할 경우, CSI 상에서는 사고사례가 집계되지 않아 실태파악에 구멍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건설현장 안전사고를 줄이려면 사고의 진상규명과 근본적 원인 분석이 필수적으로 선행돼야 한다"며 "건설현장 안전사고 실태파악 역량을 확충하고 유사사고를 방지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