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홍정표 기자] 네이버가 배달대행업체 '생각대로'와 함께 오는 11월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다. 네이버가 그동안 플랫폼과 라이더 등 배달 서비스 관련 역량을 강화해 온 만큼 배달플랫폼 업계가 긴장하는 모양새다.

네이버 사옥. 사진=네이버 제공
네이버 사옥. 사진=네이버 제공

29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배달대행업체 생각대로와 오는 11월 배달 서비스 출시 방안을 논의했다.

네이버가 배달 시장에 진출한다면 생각대로 등 기존 업체와의 협업을 통한 중개 서비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 플레이스를 통해 들어온 배달 주문을 배달대행업체로 중개하는 식이다. 기존에는 스마트 플레이스에서 배달 플랫폼으로 한 단계를 더 거치게 했지만, 이 과정이 사라지게 된다.

네이버의 배달시장 진출 가능성은 2년 전부터 제기됐다. 네이버는 2020년 요기요 인수를 검토한바 있으며, ‘생각대로(로지올)’ 및 ‘부릉(메쉬코리아)’ 등 배달대행사에 꾸준히 투자해오며 배달서비스 인프라를 확보했다.

업계는 네이버의 이러한 행보로 배달 시장 진입을 시간문제로 봐 왔다. 이미 네이버는 전통시장 상품을 배달하는 ‘동네시장 장보기’ 및 스마트플레이스를 통한 전화주문이나 배달의민족 앱으로 연동되는 배달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네이버가 배달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배달 시장이 앞으로도 지속 성장할 것이라 판단해서다. 올해 배달 시장 규모는 25조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2019년 이후 팬데믹 기간 동안 연당 2.6배 이상 성장했다.

올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배달플랫폼사들이 수수료를 인상하면서 일부 자영업자 및 이용자가 이탈하기도 했지만, 앱을 통해 배달시키는 문화가 정착된 상황에서 일부에 그친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네이버는 이달 초 스마트 플레이스에서 사용 가능한 '플레이스 쿠폰'을 출시했다. 사진=네이버 제공
네이버는 이달 초 스마트 플레이스에서 사용 가능한 '플레이스 쿠폰'을 출시했다. 사진=네이버 제공

업계가 긴장하는 부분은 낮은 수수료다. 네이버는 후발주자인 만큼 기존 배달 플랫폼 대비 적은 수수료를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낮은 중개 수수료를 통해 자영업자와 이용자를 끌어들이고 구독 서비스 ‘네이버 멤버십’, 결제 시스템 ‘네이버 페이’와의 시너지를 노리는 전략이다.

현재 배달 플랫폼 시장은 배민이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요기요와 쿠팡이츠가 뒤따르는 구도가 굳어졌다. 배달 플랫폼 3사는 지난해까지 파이를 키우기 위해 출혈경쟁을 벌여오다, 올 들어 수수료율을 인상하며 수익성을 강화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네이버가 시장에 진출할 경우 다시 치열한 수수료 인하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네이버는 국내 1위 플랫폼으로 이용자수는 물론 네이버 스마트 플레이스에 입점한 업체 수도 210만개로 압도적이다. 이 업체들에만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더라도 배달 플랫폼 3사의 업체 수를 모두 합친 것 보다 더 많은 업체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네이버가 배달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업계 1위 배민의 입지를 위협할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배달 플랫폼 업계 한 관계자는 “다수의 업체가 입점해있는 만큼 시장에 들어온다면 파급력은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도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내용이 없다보니 섣불러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자영업자들은 네이버의 등장 소식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1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한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네이버에 기대감을 보이는 글들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한 회원은 “네이버에서 수수료나 배달비 등을 낮춰서 서비스를 내고 이를 네이버 페이 등과 연동시키면 자영업자나 소비자 모두에게 선택받을 것”며 “만약 네이버가 정식으로 서비스를 낸다면 기존 업체 서비스는 이용하지 않을 것 같다”고 적었다.

네이버 관계자는 “플랫폼을 활용해서 소상공인과 사용자들을 잇는 다양한 방양성에 대한 고민 중 배달이 하나의 방안으로 거론된 것”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안이 도출된 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생각대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관련해 답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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