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김지현 기자] 지난 2월 백정완 대표이사 사장 부임 이후 대우건설의 약진이 돋보인다. 대우건설은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대우건설은 국내 주택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올 3분기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거뒀다. 해외 주택 사업 부문에서도 이익이 상승하고 있다. 토목·플랜트 부문 성장도 꾸준하다. 특히 해외에서 대형사업 수주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아울러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사업분야로도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특히 원자력 사업 부문에서는 대형 원전부터 차세대 원전인 SMR(Small Modular Reactor·소형모듈원자로)까지 전 분야에 걸쳐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 오너십 부재에 따른 경영 불안정 녹인 '입사 37년차 대우맨'
지난해 12월 중흥건설과 대우건설 인수합병 당시만 해도 업계에서는 갖가지 우려섞인 반응이 흘러나왔다. 특히 대우건설이 오랜기간 오너십 부재 상태에 있었던 만큼, 중흥건설이 오너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강했다.
실제로 중흥그룹은 올 2월 초까지 대우건설 노조의 요구를 일부 거절하며 노조와 충돌하는 등 인수·합병 과정에서 갈등을 빚었다. 하지만 당시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였던 백 사장은 중흥그룹으로부터는 독립경영 등 보장을, 노조로부터는 출자제한 조항 등에 대한 양보를 각각 이끌어내며 협상을 성공시켰다.
이후 대우건설은 최근까지 조직 내 큰 잡음없이 중흥건설과 시너지를 내며 순항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85년 대우건설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대우건설을 떠난적이 없는 백 사장의 리더십이 발휘된 결과로 해석된다.
◇ 한남2구역 수주전서 현장 누비며 진두지휘...수주액 5조 돌파 '최대 실적'
백 사장은 1985년 입사 이후 아파트 현장소장을 거쳐 지난 2015년 1월 주택사업본부 임원으로 승진했다. 2018년 11월에는 주택건축사업본부장을 맡아 해당 사업부 역대 최대 성과를 올리며 올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자타공인 주택분야 전문가지만 올 상반기에는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하반기 1조5586억원 규모의 '수진1구역' 재개발사업과 5383억원 규모의 '수원 두산·우성·한신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등 굵직한 수주를 연이어 따냈다.
특히 서울 하반기 정비사업 최대어로 꼽혔던 한남2구역에서는 직접 현장을 누비며 공을 들인 끝에 수주에 성공했다. 지난 3일에는 서울 강동구 삼익파크맨션 사업(4746억원)까지 따내며 올해 도시정비사업부문 누적수주액 5조 2763억을 기록했다. 해당 부문 수주 5조원 돌파는 창사 이래 최초다.
해외 주택 사업에서도 수익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대우건설은 베트남에서는 첫 한국형 신도시 수출사업인 스타레이크 신도시 개발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하노이 구도심 북서쪽에 있는 서호 지역에 210만4281㎡ 규모의 신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총 사업비 2조6000억원 수준의 초대형 도시개발 프로젝트다.
2017년부터 적게는 1510억원, 많게는 4500억원 수준의 매출이 발생하고 있으며, 올해 4분기에는 토지매각 등으로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 부동산 경기 침체 불구, 비주택부문 해외 수주 확대로 성장 ing
지난해 기준 국내 주택사업 매출 비중은 65%로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해외 대형 토목·플랜트 사업 비중이 꾸준히 확대되면서 올 3분기 기준 비주택 매출 비중은 45%까지 증가했다. 국내 주택경기 침체에도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이유다.
대우건설은 거점국가인 나이지리아와 이라크를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펼치고 있다. 현재 나이지리아에서는 LNG 액화 플랜트 사업 ‘NLNG Train7’ 공사를 진행중이며, 지난 6월에는 나이지리아국영석유공사(NNPC)의 자회사인 와리정유화학(WRPC)이 발주한 ‘와리 정유시설 긴급 보수 공사’를 수주했다.
이라크에서는 알포 신항만 프로젝트로 누적 수주 금액 4조1000억원을 넘겼다. 대우건설은 2014년부터 알포 신항만 사업에 참여해 왔다. 지난 9월에는 발주처인 GCPI(이라크 항만청)으로부터 이라크 컨테이너터미널 현장에 관한 준공승인을 받았으며, 추가 수주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까지 신항만 개발 사업에 참여한 건설사가 대우건설 뿐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해외 투자 개발사업 강화를 위해 전략기획본부 산하에 ‘해외사업단’도 신설했다. 개발사업에 강점이 있는 중흥그룹의 지원사격을 받아 해외건설 분야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기조다.
◇ 신재생에너지 사업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항공모빌리티 분야도 진출
백 사장은 차세대 성장 동력 발굴에도 힘쓰고 있다. 취임 당시 4차 산업혁명, ESG 경영, 탄소중립 등 건설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 거점시장 및 밸류체인(Value Chain) 확장과 신사업·신기술을 발굴해 주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
대우건설은 이미 지난해부터 굴업도 해상풍력발전사업을 추진하는 등 탄소중립 정책에 발맞춰 풍력·태양광·수소연료전지와 같은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사업부문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파키스탄 파트린드(Patrind) 수력발전소 사업을 통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시장에 탄소배출권을 판매해 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지난 5월에는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와의 업무협약(MOU)를 체결하며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분야로도 진출했다.
특히 원전 분야에서는 설계부터 해체, 방사성폐기물 처리시설, 연구용 원자로와 차세대 원전인 SMR까지 사업 전분야에 걸쳐 기술력을 확보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원자력 사업단을 신설하고, 현재 폴란드·체코 원전 팀코리아의 시공주간사로 선정되는 등 사업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업계는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대우건설이 4분기에도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성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대우건설은 올해 목표를 매출 10조원, 신규 수주 12조2000억원으로 올려 잡았다. 올 3분기까지 매출 7조2109억원을 기록하며 연간목표의 72.1%를 달성했다. 신규수주는 11조415억원으로 올해 목표의 90.5%를 달성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7383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고치를 달성한 대우건설은 올해도 역대 최고 실적 경신을 바라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