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기아 콘셉트 EV9. 사진=기아 제공
더 기아 콘셉트 EV9. 사진=기아 제공

[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현대차그룹이 미국 내 전기차 생산이 본격화되는 시점을 2024년으로 제시했다. 당초 예상보다 1년여 앞당긴 일정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최근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컨퍼런스콜을 열고 2024년까지 기존 조지아 공장을 전기차 생산라인으로 전환, 2024년부터 'EV9'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V9는 지난해 11월 공개한 대형 전기 SUV로,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차체 크기는 기아의 스테디셀러 '모하비'와 비슷하지만, 전기차의 특징을 살려 휠베이스는 200㎜ 이상 길다. 주행가능거리는 480㎞ 이상을 목표로 양산화 작업이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 조지아 공장.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기아 조지아 공장.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이날 언급된 조지아 공장은 기아가 2010년 2월에 준공한 곳으로, 약 260만㎡ 부지에 20만㎡ 규모의 생산시설이 자리한 곳이다. 생산능력은 연 30만대 수준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0월2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 주 브라이언 카운티에서 전기차 전용 신공장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기공식을 개최했다. HMGMA는 기아 조지아 공장과 별개로 전기차 생산을 담당하는 새 시설로, 1183만㎡ 부지에 연간 30만 대의 전기차를 양산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진다.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공장 건설에 착수해 2025년 상반기부터 전기차 양산에 들어간다.

8월 IRA 발효 후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전기차 생산 계획이 한층 앞당겨졌다. HMGMA 기공식 역시 당초 예상보다 1~2개월 이른 시기에 열렸고, 새 공장 준공 전 기존 공장을 정비해서라도 전략 차종의 생산에 돌입하는 모습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EV9의 경우 대형 SUV를 선호하는 미국 시장을 겨냥한 ‘킬러 상품’인 만큼, 업계에서는 생산 돌입시점인 2024년을 기아의 미국 전기차 시장 공략의 중요한 분기점으로 보는 의견도 적지 않다.

17일(현지시각) 미국 LA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2 LA 오토쇼에서 호세 무뇨스(Jose Munoz) 현대차 글로벌최고운영책임자(사장)이 '아이오닉 6'와 ‘N Vision 74’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17일(현지시각) 미국 LA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2 LA 오토쇼에서 호세 무뇨스(Jose Munoz) 현대차 글로벌최고운영책임자(사장)이 '아이오닉 6'와 ‘N Vision 74’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문제는 보조금이다. 미국은 전기차에 최대 7500달러(한화 약 980만원)에 달하는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데, 기아는 EV9가 최대 공제액의 절반인 3750달러가 책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서 전기차를 생산하더라도 배터리 소재가 IRA 규정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IRA엔 미 정부가 전기차 구매자에게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조건으로 △미국 내 공장서 생산된 전기차일 것 △전기차 배터리 원료 중 40% 이상을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공급된 것 등을 제시했다. 특히 배터리 원료 원산지 규정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높아지도록 설정돼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의 부담이 커졌다. 

기아 관계자는 “테슬라 등 미국 전기차 제조사들 역시 배터리 원료 문제로 보조금을 절반만 받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라며 “미국 제조사들보다 보조금(세액공제)를 늦게 받게 되겠지만, 그래도 기존 공장의 설비 전환으로 IRA 대응이 빨라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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