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UCN 최신 적색목록 공개…듀공·전복류·산호 등 멸종위기 직면
[데일리한국 박재찬 기자] 기후변화에서 오염에 이르는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해양 생물의 9%인 1550여종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고, 이들 중 최소 41%가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미국 ABC방송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최신 멸종위기 종 적색목록(Red List)을 인용, IUCN이 분석한 1만7903종의 해양 동식물 가운데 1550종 이상이 멸종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크레이그 힐튼-테일러 IUCN 적색목록 책임자는 “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실제 볼 수 없어 생물종 분석은 수중 상태를 말해주는 지표가 된다”며 “이 결과는 우리가 해양 생물에 매우 파괴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분석된 종들은 널리 퍼져 있어서 멸종 위협을 받지 않는 것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실제 멸종에 직면한 해양 생물 종 비율은 이 데이터가 보여주는 것보다 훨씬 높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적색목록에는 ‘바다소’로 널리 알려진 초식성 해양 포유동물인 듀공이 멸종 위기종으로 추가됐다. 듀공 서식지인 동아프리카의 개체는 250마리 이하로 감소했으며, 프랑스령 뉴칼레도니아의 개체는 900마리 이하로 준 것으로 나타났다.
IUCN은 동아프리카에서는 의도하지 않은 어구에 의한 포획이, 뉴칼레도니아에서는 밀렵이 듀공에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으며, 두 지역에서 모두 선박에 의한 부상 피해도 크다고 밝혔다.
또 동아프리카에서 석유·가스 탐사와 생산, 해저 저인망, 화학 오염, 무허가 해안 개발 등으로 듀공의 먹이가 되는 해초가 파괴되고 있고, 뉴칼레도니아에서도 니켈 채굴과 해안 개발로 해초가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복류 일부도 멸종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IUCN은 가장 비싼 해산물 중 하나로 팔리고 있는 전복류가 밀렵과 지속 불가능한 어업으로 위협받고 있다며 조사대상 54종 중 20종(44%)이 멸종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빈도가 점점 증가하는 해양 폭염도 해양 생물 종의 폐사 원인으로 꼽혔다. 호주 서부 해안에 서식하는 전복 종(Roe's abalones)은 극심한 해양 폭염으로 99%가 폐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리브해에 서식하는 종유석을 닮은 산호인 기둥 산호(pillar coral)는 1990년대 이후 서식지가 80% 이상 감소해 이번 적색목록에서 멸종 위기 단계가 '취약'(vulnerable)에서 '위급'(critically endangered)으로 상향됐다.
어맨다 빈센트 IUCN 해양생물 보존 위원회 위원장은 “이들 생물 종이 처한 끔찍한 상태는 매우 충격적이다”라며 “이는 우리가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시급히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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