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김정우 기자]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그룹 ‘캐시카우’로 떠오른 두산밥캣을 직접 챙기기 위해 미국으로 날아갔다. 건설장비 시장에서 첨단 기술을 앞세워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등 선전하고 있는 구성원들을 격려하고 성장 동력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21일 두산그룹에 따르면 박정원 회장은 박지원 부회장, 스캇박 두산밥캣 부회장 등 경영진과 함께 지난 14~1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열린 건설장비 전시회 ‘콘엑스포 2023’ 현장을 찾았다.
1800여개 업체가 참가한 이번 콘엑스포에서 두산밥캣은 2043㎡ 규모 부스를 마련하고 전동화, 무인화 등 최신기술을 바탕으로 한 콘셉트 제품과 신제품, 업그레이드 된 기술력을 선보였다.
박 회장 일행은 이번 행사에서 세계 건설장비 시장 현황을 살피고 두산밥캣의 올해 경영전략을 논의했다. 특히 박 회장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두산밥캣 임직원을 격려하고 “올해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지만 이럴 때일수록 자신감을 갖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첨단기술을 먼저 확보하고 미래 시장을 선점하자”고 당부했다.
건설장비 업계 최근 화두는 전동화와 무인화 기술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두산밥캣은 세계 시장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소형 장비를 중심으로 전동화·무인화 첨단 기술력을 과시했다.
특히 엔진 없이 전기로만 구동하고 무인 기술을 적용해 조종석까지 없앤 콘셉트 로더 ‘로그 X’가 처음 공개돼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탄소 배출이 없고 사람이 작업하기 어려운 위험·오염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제품이다.
아울러 두산밥캣은 올해 초 ‘CES 2022’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완전 전동식 트랙 로더 ‘T7X’를 스키드 로더에 적용한 ‘S7X’를 공개했으며 유럽 시장에 먼저 선보인 1~3t 전기굴착기 ‘E10e’, ‘E19e’, ‘E32e’ 등을 전시했다. 이밖에 스마트폰을 활용한 원격 조종 시스템 ‘맥스 컨트롤’, 텔레매틱스 시스템을 활용한 ‘머신 IQ’, 인텔리전트 컨트롤 등 첨단 기술로 전시관을 채웠다.
전시회 현장을 찾은 박 회장은 “두산밥캣은 세계 최초로 스키드 로더를 개발했고 완전 전동식 로더 역시 세상에 처음 선보인 혁신 DNA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두산밥캣은 첨단 기술력을 기반으로 세계 소형 장비 시장을 선도,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그룹의 성장 동력으로 떠올랐다. 박 회장이 이번 전시 현장을 직접 챙긴 것도 이 같은 두산밥캣의 위상을 나타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해 두산밥캣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8조6219억원, 영업이익은 1조716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48%, 80% 증가했다. 연간 영업이익률도 12.4%로, 전년보다 2.2%포인트 늘었다. 산업차량 제외 사업부문에서 전년 대비 소형 장비는 20%, 포터블파워는 24% 성장하면서 사상 최대 매출액을 올렸고 GME(농업·조경 장비)는 북미 시장에서 전년 대비 51% 성장세를 기록, 2019년 이래 연평균 성장률 56%의 고성장을 이어갔다. 산업차량 부문도 1조40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냈다.
두산밥캣은 올해 매출액 9조2262억원, 영업이익 8978억원을 목표 실적으로 제시했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을 고려해 영업이익 목표는 보수적으로 잡았지만 매출 성장세는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한편 박 회장은 이번 행사에서 두산밥캣 북미지역의 마이크 볼웨버 지역장 등 임직원들에게 ‘2023 두산 경영대상’을 시상하고 순금으로 만든 ‘두산일두’를 전달했다. 두산일두는 박승직 창업주의 유지를 기려 만든 두산그룹의 경영 상징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