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간 최대주주 8번 변경 시장 신뢰성 하락
원스·투비소프트 등 인수한 기업도 적자 허덕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관리종목지정 우려도

[데일리한국 김병탁 기자] 노블엠앤비(옛 디지털옵틱)에 투자한 주요 세력들이 지분 정리에 나섰다. 이로 인해 주가가 급변하고 있다. 과거에도 여러 차례 최대주주가 변경되거나 무리한 투자 등으로 투자자에게 큰 손실을 안긴 바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대주주인 백계승 노블바비오 대표를 포함한 주요 투자세력들이 보유한 노블엠앤비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

백 대표의 경우 지난 1월 에이치비저축은행에서 빌린 55억원 중 10억원을 상환하기 위해 2월 8일부터 10일까지 3차례에 걸쳐 28만4000주를 약 6억원에 장내매도 했다. 이후 2월 28일까지 34만1191주를 매도해 약 7억4000만원을 회수했다. 이어 주가 급락에 따른 반대매매로 인해 84만2352주를 6억3000만원에 처분했다.

비슷한 기간 특수관계자인 김현옥 씨도 반대매매에 따라 자신이 보유한 301만2912주를 약 29억원에 모두 처분했다.

비록 백 대표가 장외 및 장내거래를 통해 29만3812주를 사들이가는 했으나, 백 대표와 특수관계인이 매도한 물량은 약 448만주다. 여기에 노블바이오도 노블엠앤비의 주식 약 73만주를 15억원에 처분했다.

현재 백 대표를 포함한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율은 13.74%며, 지난 1월(27.29%)과 비교해 13.55%p 감소했다. 대주주의 지분이 감소하자 주가도 크게 떨어졌다. 지난 1월 2000~2500원대를 유지하던 주가는 현재 300원대까지 추락했다.

이처럼 최대주주의 주가 관리 실패로 주가가 크게 떨어졌지만, 그 이면에는 노블엠앤비의 무리한 신사업투자와 주사업 매출 감소로 인한 사업 경쟁력 약화가 그 이유로 꼽히고 있다. 주가가 지금처럼 크게 떨어지기 전 메리츠증권과 엠에스웨이 등 주요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또한 투기 세력에 따라 잦은 최대주주 변경 역시 시장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다. 2012년 코스닥 상장 이후 지금까지 8번의 최대주주 변경이 있었다. 그때마다 회사경영도 큰 변화를 겪어왔다.

◇ 주사업 악화로 무리한 사업 확장 지속

노블엠앤비는 지난해 디지털옵틱에서 지금의 사명으로 바꾸고, 바이오기업으로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주사업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사업을 다각화하겠다고 밝혔다.

노블엠앤비는 이전까지 휴대폰용 카메라렌즈 제품생산을 주로 해왔다. 하지만 매출은 크게 줄었다. 2019년 560억원이던 렌즈사업 매출은 2020년 254억원, 2021년 142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은 79억원으로, 4분기 실적을 더하더라도 전년보다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영업손실도 심각하다. 별도 기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2019년을 제외하고 7개 사업연도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영업손실은 6억원으로 전년 동기(137억원)와 비교해 크게 줄었지만 아직 흑자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경영 개선을 위해 최근 무리한 사업확장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노블엠앤비는 자신이 보유한 당사의 100억원 규모의 24회차 CB(전환사채)와 시스템소프트웨어 업체인 투비소프트의 13회차 CB를 맞교환했다. 맞교환 후 전환청구권 행사를 통해 투비소프트의 최대주주(15.28%)가 됐다.

엠에스웨이가 소유한 원스도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인수했다. 지난해말 노블엠앤비는 엠에스웨이가 보유한 원스 지분 64.5%를 194억원에 인수했다. 인수대금은 현금이 아닌 노블엠앤비가 보유한 회사의 제26회 CB(180억원)로 지급했다.

하지만 노블엠앤비가 인수한 기업 모두 적자를 겪는 회사로, 무리한 인수가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우선 투비소프트는 2017년부터 6년째 영업손실을 겪고 있다. 태양광 전지 등을 개발하는 원스 역시 2019년 510만원, 2020년 1억5000만원의 매출 이후 실적이 전무한 상태다. 매년 순손실이 발생해 누적 결손금이 22억원에 달한다.

결국 이러한 기업을 인수하더라도 노블엠앤비가 당장 수익을 내기란 어려움이 크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오히려 연결 기준 영업손실 폭이 더 키울 수 있다고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 메리츠증권 등 노블엠앤비 떠나는 투자세력

이로 인해 주요투자자들도 노블엠앤비를 떠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11월 전환청구권 행사로 보유한 주식 19만주를 지난해말 장내 매도했다. 이어 지난 3일에도 전환청구권을 행사해 18만여주 장내매도했다. 주당 전환 청구가액은 2140원으로 반값(1214원)에 매도한 것이다.

엠에스웨이도 지난 1월 CB를 전환해 50만주를 1주당 1678원에 장내매도했다. 이는 전환가액(2550원) 대비 35% 저렴한 가격으로,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지분 정리에 나선 상황이다. 또한 노블엠앤비와의 관계도 정리하는 중이다. 노블엠앤비 CB 인수 당시 전략적투자자(SI)로 나설 것이라고 언급했으나, 최근 보유목적을 ‘단순투자’로 변경했다.

이처럼 주요 투자자들도 노블엠앤비의 지분 정리에 나서자, 소액투자자들의 투자손실도 계속 커지고 있다. 이달초까지 1000원대를 유지하던 주가는 현재 300원대로 떨어졌다.

여기에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과 관리종목 지정 우려로 투자자들의 투심을 더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거래소는 지난 16일 관리종목지정 우려 종목이라고 공시했다. 코스닥시장 공시규정에 따르면 최근 3개 사업연도 중 2개 사업연도에서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하는 법인세 차감 전 계속 사업손실이 발생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노블엠앤비의 자기자본 대비 법인세 차감 전 계속 사업손실 비율은 2020년 –374%, 2021년 –44%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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