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재계 총수들이 윤석열 대통령을 따라 경제 외교에 나선다. 행선지는 미국이다.
7일 대통령실과 재계에 따르면, 이달 하순 국빈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은 대규모의 경제사절단을 꾸릴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민간 경제협력을 대폭 강화하기 위해서다. 윤 대통령 스스로 ‘1호 영업사원’이라고 자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경제사절단에는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총출동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이재용‧SK그룹 최태원‧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LG그룹 구광모‧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등 5대그룹 총수들은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와 스위스 다보스 순방, 지난달 일본 순방에 이어 동행할 가능성이 크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일 국정과제점검회의를 주재하고 “모든 외교의 중심은 경제”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대기업 외에 상당수의 중소·중견기업들도 경제사절단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의 UAE순방에서는 사상 최초로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인들이 더 많이 참여하기도 했다.
경제사절단을 꾸리는 작업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맡았다. 전경련은 지난 3일까지 접수받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참가할 곳을 추리고 있다. 우선 선발 조건은 산업 분야와 프로젝트 관련 사업이 있는 기업이다.
전경련이 경제사절단을 꾸리는 것은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전경련은 미국 상의와 함께 30년 넘게 한미 재계회의를 진행하는 등 꾸준히 교류해오고 있다.
미국에서는 인텔, IBM, 퀄컴, GM 등의 CEO 참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경제사절단에 참여한 기업인들은 현지 경제인들을 만나 경제협력 논의를 할 예정이다. 한미정상 만찬을 비롯해 미국 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한미 첨단산업 비즈니스 포럼, 첨단산업·에너지 분야 성과 체결식 등에서 정·재계 인사들을 잇달아 만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반도체 지원법이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인한 국내 기업의 피해를 막을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한국 기업들의 추가적인 미국 투자 방안이 발표될지 주목된다. 우선 지난해 7월 최태원 SK 회장과의 회동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언급했던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패키징 공장 입지가 결정될지 관심이 쏠린다.
또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는 삼성전자와 조지아주 전기자동차 공장을 건설 중인 현대차도 추가 투자 계획을 밝힐지 이목이 집중된다.
또한 재계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한 행보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부산을 방문한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의 방한 일정에서도 재계 총수들은 다양한 홍보 활동을 펼쳤다.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민간위원장인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달 유치위원회 회의에서 “다양한 유치 활동을 일회성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개최지가 결정될 때까지 이어나가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엑스포 개최지는 오는 11월 최종 확정된다.
재계 관계자는 “경제 불확실성이 심화되면서 국제적으로 기업 간 협력의 필요성이 커지는 상황”이라면서 “세일즈 외교를 강조하는 윤석열 정부에서 경제사절단의 역할이 갈수록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절단이 역대 최대 규모로 꾸려져도 이상하지 않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