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10% 시장 점유율 두고 경쟁 치열
"투자 대비 낮은 수익성에 신세계 매각 검토"

신세계 SSG페이. 사진= 신세계 제공
신세계 SSG페이. 사진= 신세계 제공

[데일리한국 김보라 기자] 유통업계 간편결제 시장에 지각변동이 감지되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자사 간편결제 서비스인 '쓱페이'와 '스마일페이' 지분 매각을 검토 중인 반면 새벽배송(샛별배송) 업체 컬리는 간편결제 시장에 이제 발을 담근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높은 성장률에도 불구하고 '페이 사업'을 두고 고심에 빠졌다. 신세계는 쓱페이와 스마일페이의 매각이나 투자 유치, 지분 교환 등을 놓고 다양한 기업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 관계자는 "쓱페이 매각을 결정한 것 아니다"며 "페이 사업과 관련한 여러가지 협업 방안을 그룹 차원에서 논의 중으로 어떤 방식으로 될지는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2015년 유통업계 최초로 간편 결제 시장에 뛰어들었다. 쓱페이와 스마일페이 서비스 가입자는 각각 950만명, 1600만명으로 추산된다.

높은 가입자에도 불구하고 신세계는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사업을 유지할 필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신세계와 달리 컬리는 페이 사업에 진출했다. 지난 10일 컬리는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 '컬리페이'를 론칭했다. BC카드와 손잡고 컬리 특화 'PLCC'인 'BC바로 컬리카드'(컬리카드)도 내놓았다.

쓱페이가 다른 기업과 손을 잡으면 현재 54개에 달하는 간편결제 서비스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국내 간편결제 시장은 삼성, 네이버, 카카오 등 3사가 90%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10%를 두고, 유통업계가 서비스를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유통업계 페이 시스템으로는 신세계의 'SSG페이', 롯데의 'L.PAY(엘페이)', GS리테일의 'GS페이', 현대백화점그룹의 'H포인트페이', 쿠팡의 'COUPAY(쿠페이)', 지마켓의 'Smile Pay(스마일페이)', CJ그룹의 'CJ원페이' 등이 있다.

유통업계가 간편결제 서비스를 선보이는 이유는 충성고객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한번 간편결제 서비스를 등록한 고객들은 편리성과 혜택 때문에 이를 계속해서 사용하는 경향 일명 '자물쇠(락인)' 효과다.

또한 자체 결제 시스템을 통해 수수료 절감 효과와 금융업을 연계한다면 추가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 소비자 구매패턴과 같은 빅데이터도 수집해 분석할 수 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관련 비용이 늘고, 지난달 애플페이까지 진출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우후죽순으로 간편결제 서비스가 늘었지만, 기업이 쏟아붓는 비용에 비해 수익이 높지 않다"며 "신세계의 페이 시스템 철수를 시작으로 유통업계 간편결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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