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5개 손보사 대리점 수수료 32.4% 증가...원수보험료 7.8% 늘어
[데일리한국 박재찬 기자] 법인보험대리점(GA) 영향력이 커지면서 보험사의 수수료 부담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보험사 대리점 수수료는 전년 대비 32.4% 증가했다. 또 원수보험료에서 대리점 비중은 늘어난 반면 설계사 비중은 감소했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상위 5개 손해보험사가 지난해 대리점에 지급한 총 수수료는 2조4266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8334억원으로 32.4% 증가했다.
대리점 수수료가 가장 크게 증가한 손보사는 메리츠화재다. 메리츠화재의 지난해 대리점 수수료는 3275억4900만원으로 주요 보험사 중 가장 적었지만, 전년 동기 2613억8900만원 대비 25.3%나 증가했다.
지난해 가장 많은 대리점 수수료를 지급한 현대해상이다. 현대해상은 6271억9900억원으로 전년 동기 5925억4100만원 대비 5.9% 늘었다. DB손보는 지난해 대리점 수수료 6178억9000만원을 지급해 전년 동기 16.9% 증가하면서 현대해상을 바싹 추격했다.
손해보험 업계 리딩컴퍼니 삼성화재는 지난해 대리점 수수료로 4899억4100만원 지급해 전년 동기 4509억7300만원 대비 8.6% 늘었다. 같은 기간 KB손보의 대리점 수수료는 3275억6600만원으로 3334억9200만원 대비 9.2% 늘었다.
대리점 수수료가 늘어나면서 대리점 채널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아졌다. 지난해 메리츠화재를 제외한 삼성·현대·DB·KB손보의 원수보험료 중 대리점 비중은 증가한 반면, 설계사 비중은 감소했다.
이들 주요 손보사의 지난해 원수보험료는 41조8088억원으로 전년 동기 38조7713억원 대비 7.8% 증가했다. 원수보험료는 보험회사가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계약자로부터 받아들인 보험료다.
지난해 대리점에 가장 많은 수수료를 지급한 현대해상은 원수보험료의 대리점 비중도 가장 컷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원수보험료로 18조1050억원을 기록했고, 이중 대리점 비중은 56.7%인 반면 설계사 비중은 16.5%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DB손보는 원수보험료로 19조2704억원을 거뒀고, 이중 대리점 비중 45.6%, 설계사 비중은 20.8%로 나타났다. 또 KB손보의 대리점 비중은 46.2%, 설계사 비중은 16.3%로 대리점 비중이 크게 높았다.
지난해 원수보험료가 76.6% 급증한 메리츠화재는 대리점 비중이 오히려 감소했다. 메리츠화재의 원수보험료는 17조7102억원으로 이중 대리점 비중은 38.7%로 전년 동기 대비 27.1%포인트나 줄었다. 설계사 원수보험료 비중은 16.3%로 전년 동기 대비 6.2%포인트 줄었다.
리딩컴퍼니 삼성화재는 다른 손보사 보다 대리점 의존도가 낮았다. 삼성화재의 지난해 원수보험료는 24조3315억원으로 이중 대리점 비중은 35%이고 설계사 비중은 26.1%를 기록했다.
보험사 대리점 수수료의 대부분은 GA가 차지하고 있는 만큼, 지난해 각 보험사 소속 설계사의 영향력은 감소했고 GA소속 설계사들의 영향력은 더 커졌다는 의미다. 물론 보험사 입장에서는 GA 영향력 강화로 인한 수수료 증가가 부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판매할 수 있는 GA들에게 각 보험사는 더 좋은 시책과 수수료를 지급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장기보험 판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GA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며 “보험사들은 판매 경쟁력 확대를 위해서 부담스러운 수수료를 부담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