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부산시장, 佛서 르노그룹 부회장과 논의
‘한국산 배터리’ 수급 어려움 걸림돌될 수도

르노코리아자동차 부산공장 전경. 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제공
르노코리아자동차 부산공장 전경. 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제공

[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르노코리아자동차 부산공장이 르노그룹의 새 전기차 생산거점이 될 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그룹 차원에서 전기차 생산 능력 확보에 나선데다 르노코리아 역시 국내 전기차 생산 추진에 의욕적이다. 부산시 등 지자체도 ‘전기차 유치’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26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20일(현지시간) 박형준 부산시장과 귀도 학 르노그룹 부회장이 프랑스 파리 르노그룹 본사에서 회동을 갖고 미래차 산업 생태계 구축 및 향후 투자와 관련해서 논의했다.

부산시와 르노그룹 본사 관계자의 만남은 지난 2021년 9월 부산시청에서 박형준 부산시장과 프랑수아 프로보 르노그룹 부회장이 만나 ‘미래차 전략산업 생태계 구축 및 일자리 창출 공동노력 합의문’을 발표한 이후 두 번째다.

(왼쪽부터) 귀도 학 르노그룹 부회장,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사장, 박형준 부산시장 및 부산시 유관 기관장들. 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제공
(왼쪽부터) 귀도 학 르노그룹 부회장,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사장, 박형준 부산시장 및 부산시 유관 기관장들. 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제공

이번 회동에서 귀도 학 르노그룹 부회장은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은 그룹 내 중요한 생산거점”이라며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 연 20만대 생산 규모의 전기차 생산설비를 위한 대규모 투자로 미래차 생산기지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박형준 시장은 “이번 만남이 르노코리아자동차의 모기업인 르노그룹과의 협력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됐다”며 “르노의 대규모 투자 및 지원사업 확대 등을 통해 지역 주력산업인 자동차산업의 미래차 생태계 전환을 촉진하고, 나아가 부산이 명실공히 세계적인 미래차 중심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답했다.

부산공장은 150만㎡ 부지에 연 최대 30만대 생산 능력을 보유했다. 현재 2245명이 근무 중으로, 2교대 기준 시간 당 45대·연간 20만대 생산 규모로 가동된다. 부산공장에서는 현재 XM3(수출명 아르카나), SM6, QM6 등 3개 모델을 생산한다. 하지만 부산공장은 4개 플랫폼·8개 차종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르노코리아자동차 부산공장 차체 조립 공정(XM3). 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제공
르노코리아자동차 부산공장 차체 조립 공정(XM3). 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제공

부산공장은 가솔린, 디젤, LPG,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에 동시에 대응 가능한 것이 강점이다. 그런 만큼 기존 공장의 레이아웃을 크게 바꾸지 않아도 전기차까지 혼류 생산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여기에 부산공장은 1997년 당시 삼성자동차 시절 완공되면서 2공장 건설까지 고려, 현재도 증설을 위한 부지가 충분하다. 산업계에선 르노코리아 부산 공장의 제반 시설을 고려했을 때 전기차 생산 설비를 추가하는 데 무리가 없는 것으로 본다.

배터리 문제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르노그룹이 한국에 전기차 생산 거점을 두려면 ‘K-배터리’를 현지에서 수급할 수 있어야 채산성이 나오는데, 현재 국내 배터리 3사의 행보는 국내보다 해외로 향해 있는 만큼 부산공장의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의 경우 내수 판매분과 북미 수출분에는 중국 CATL 배터리가 탑재된다. 유럽 수출 물량에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장착된다. 국내 전기차 생산분은 중국 CATL 공장, 유럽 생산분은 LG엔솔 폴란드 공장에서 공급 받는 구조다. 

KG모빌리티의 경우 하반기 출시를 앞둔 전기차 토레스 EVX에 중국 BYD와 공동개발한 배터리를 탑재한다. 기술협약을 통한 결과라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지만, 과거 쌍용차 시절 선보였던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이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수급 문제로 생산 중단을 겪었던 사례가 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코란도 이모션. 사진=KG모빌리티 제공
코란도 이모션. 사진=KG모빌리티 제공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그룹 전체 전동화 과정의 일환으로 (한국에서 전기차 생산을) 본사와 논의하는 단계인 것은 맞다”며 “하지만 기존 공장을 증축해나갈 것인지 새로운 공장을 설립할 것인지 정해진 바는 없으며, 특정 차종이나 생산 물량 등을 고려할 단계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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