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습식 통합 공정으로 습식 대비 자원 회수율 8~10% 높여
[데일리한국 김정우 기자] 영풍이 2차전지 자원순환 분야에서 전처리 과정을 획기적으로 줄여 금속 회수율을 극대화하고 경제성을 높인 건·습식 통합 기술을 발표했다.
김태준 영풍 Green(그린)사업실 전무는 지난 18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SNE리서치 주최로 열린 배터리 리사이클 세미나 ‘배터리 리사이클링 데이 2023’에서 ‘영풍의 이차전지 건·습식 통합공정 및 사업추진 전략’을 발표했다.
영풍이 발표한 기술은 사용 후 배터리를 모듈 단위로 분리, 모듈을 통째로 플랜트에 넣어서 처리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사용 후 배터리의 모듈을 더 작은 셀 단위 이하로 분해해 처리해 왔다. 영풍은 향후 건설할 상용화 플랜트에 이러한 기술을 세계 최초로 도입할 계획이다. 이르면 내년 건·습식 통합 공정으로 연간 2만t 규모의 2차전지를 재처리할 수 있는 상용화 플랜트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건·습식 통합 공정은 세계 최초로 리튬을 건식용융 공정에서 더스트의 형태로 1차 추출하고 농축된 중간 원료를 습식공정에서 2차 처리해 리튬, 니켈, 코발트, 구리 등 핵심소재 광물을 회수하는 영풍의 자원순환 기술이다.
영풍은 상용화 플랜트에 사용 후 배터리의 모듈을 그대로 투입하는 ‘다이렉트 피딩’ 방식을 적용해 전처리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기존 습식 공법의 경우 전처리 과정에서 사용 후 배터리를 셀 단위까지 분해한 뒤 잘게 부숴서 리사이클링 원료인 ‘블랙 매스’를 제조하는데 이 과정에서 리튬 등 핵심소재 광물들이 적지 않게 손실된다.
반면 영풍의 방식은 사용 후 배터리를 모듈 단위에서 그대로 건식 용융로에 투입하기 때문에 핵심소재 광물의 손실이 거의 없어 습식 방식에 비해 광물 회수율은 8~10%, 부가가치는 10~15% 가량 높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영풍은 건·습식 통합 공정의 핵심 공정들을 모듈화 해 각 지역의 상황에 맞게 집중화 또는 분리 운영하는 ‘모듈 베이스 플랫폼(Module-Based Platform)’ 개념을 도입키로 했다.
이는 전처리(Pre-treatment), 건식, 습식 등 건·습식 통합 공정의 각 핵심 공정들을 한 곳에 집중화시키고 필요에 따라 분리해 국내외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배터리·양극재 공장 위치에 최적화 공정만 지어 운영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배터리 제조사가 있는 A국가와 B국가에는 비교적 단순한 전처리 공정만 운영하고 나머지 건·습식 공정 시설은 다른 국가에 지어 통합 운영할 수 있다. 글로벌 2차전지 밸류체인 구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면서도 투자비용을 줄여 경제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밖에도 영풍은 2차전지 자원순환 상용화 플랜트에 탄소 포집 및 활용(CCU) 기술과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활용한 스팀 터빈 제너레이터(STG·Steam Turbine Generator) 발전 등을 접목해 탄소 중립에 기여할 계획이다.
심태준 영풍 전무는 “영풍의 이차전지 자원순환 기술로 배터리 핵심소재 광물을 생산할 경우 전통적인 광산 채굴 방식에 비해 탄소 배출이 3분의 1에서 6분의 1 정도에 불과해 경제성이 높고 친환경적”이라며 “영풍만의 독보적인 건·습식 통합 기술의 상용화를 통해 탄소 배출을 줄이고 핵심광물 자급 기반을 구축할 수 있는 배터리 자원순환경제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