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주민 대책촉구에 K조선 “2026년 이주 공사할 것?”
9월1일 주민공동대책위 총회 후 2일 농성집회 예고
[창원(경남)=데일리한국 오웅근 기자] 경남 창원시 진해 죽곡 국가산단 내 ‘K조선’이 마을주민에게 지급키로 한 환경피해보상과 이주대책 등 후속조치가 무한 지체되자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지난 22일 오후 2시 진해 죽곡마을회관에서 열린 대책회의는 이성섭 공동대책위원장 등 죽곡∙수치마을 주민들과 박현호 창원시도시개획과장 등 직원들, 박일우 K조선 대외협력이사 등 관계자들이 함께 했다.
이날 회의는 환경피해보상과 이주대책수립을 위해 공동대위원회의 요청으로 열렸다.회의 시작에 앞서 이양춘 비대위 사무국장은 “K조선의 사주가 변경되고 나서 2년이 지났음에도 당초 약속과는 달리 아무 진척이 없어 3자회의를 연 것”이라는 배경을 밝혔다.
이어 이성섭 공동위원장님은 “오늘 회의가 일회성 회의 또는 시시비비를 가리는 성토장이 아닌 주민이 처한 당면현안을 찾길 기대한다”고 입을 뗐다.
박일우 K조선 이사는 “회사가 2011년부터 은행 관리에서 2016년 법정 관리, 2021년 7월에 사주변경이 되면서 컨소시엄 형태의 운영이 이뤄지다 보니 출자 또는 지분투자에 어려움이 있었고 선박 수주 수요도 년간 5, 6척에 불과했다”며 그간 대책마련이 지연된 사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내로 이주대책 수립을 위한 땅을 계약하고 내년에 완전 매입을 해 2026년부터 공사가 들어간다는 계획을 잡고 있다.”며 “주민 피해보상도 오는 2025년까지는 다 끝냔 후 공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부 주민은 “환경피해 보상과 이주대책 마련을 약속한 날을 수없이 넘기고도 또 다시 앞으로 3년 후인 2026년부터 이주를 위한 공사를 하겠다는 발상은 도를 넘었다”면서 “상당수 가구가 노후화 돼 비바람에 손괴 또는 누수현상이 극심해 특단의 대책마련이 요구된다”고 촉구했다.
또 다른 주민은 “K조선의 정확한 입장을 듣고자 사전에 예고한 후 가진 회합에서마저 납득할 수 없는 답변만 반복해 실망 스럽다”며 “1년 동안 피해보상을 끌어오다가 또다시 현실과 동떨어진 답변을 하는데 과연 해결의지가 있는지 불신을 금할 수 없다”고 톤을 높였다.
이성섭 공동위원장은 “대한민국 어디를 가도 이런 환경피해에 노출된 열악한 곳이 있는지 창원시장은 물론 진해구청장이 똑바른 파악을 위해 현장 방문을 공식 청구한다”며 “9월 1일 총회를 거친 후 2일부터 농성집회를 가질 예정이기에 그 이전에 납득할 만한 답변을 가져오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 곳은 STX조선해양(현 케이조선), 오리엔탈정공(현 오리엔탈마린텍)을 시행자로 1999년 총면적 110만 7968㎡를 국가산업단지로 조성한 곳이다.
진해구 원포동 죽곡마을과 수치마을은 진해국가산업단지와 인접한 위치에서 분진과 소음 등 환경공해로 몸살을 앓아오던 중 1998년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이주를 요구했으며, 때마침 산단을 확장하는 계획으로 이주가 진행되는 듯했으나 좌초된 가운데 환경피해보상과 이주대책마련 등 두 가지 난제에 봉착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