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재계가 인도네시아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 중이다. 인구 2억7700만 명을 보유한 아세안 경제규모 1위 국가의 전략적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9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난 7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대한상의와 인도네시아상공회의소(KADIN)가 공동으로 개최한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는 한국 기업인 20여명이 참석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을 비롯해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구자은 LS 회장,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박상규 SK엔무브 사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윤춘성 LX인터내셔널 대표이사 등 20여명의 기업인들이 자리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참석해 이들을 격려했다.
총수들은 전기차·배터리 산업 생태계 조성과 니켈 등 배터리 핵심 광물의 공급망 강화에 주력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 최대 협력 시장 중 하나인 중국의 경제가 불안정해지면서 인도네시아를 ‘포스트 차이나’로 주목하고 새로운 성장 전략을 찾는 모습이다.
정의선 회장은 “한국의 많은 기업들이 IT, 전기차 생태계, 의료, 전력 인프라,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도네시아의 미래와 함께 할 예정”이라며 “양국 경제협력은 AI·도심항공모빌리티·수소산업 등 다양한 미래 첨단 분야까지 확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인도네시아를 현대차 미래 전략의 핵심 기지로 활용할 생각이다. 실제 인도네시아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한 기업 중 하나가 현대차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연간 1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세워 양산을 시작했고, 내년에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합작법인인 현대에너지 인도네시아의 배터리 시스템 공장이 양산을 시작한다.
현대차는 LG와 함께 배터리셀 합작공장도 완공을 앞두고 있다. 2021년 9월부터 인도네시아 카라왕 지역 33만㎡ 규모의 부지에 합작공장을 건설 중이다,
구광모 회장은 양극재 공장 프로젝트에도 공을 들일 전망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LG화학, LX인터내셔널, 포스코 등이 참여한다. 광물 확보부터 배터리셀 생산까지 인도네시아 내 통합 밸류체인 구축이 목표다.
윤춘성 LX인터내셔널 사장은 “앞으로 2차전지 핵심광물, 첨단산업용 광물 개발에 진출할 것”이라며 “인도네시아는 풍부한 자원과 성장 가능성이 높아 한국 기업들에게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주력 분야인 유통사업의 확장에 더욱 힘을 쓸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2008년 한국 유통업계 최초로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한 뒤 현재 50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롯데백화점도 지난 2013년 복합쇼핑몰 ‘롯데쇼핑 에비뉴점’을 열었다.
사업군 확대도 추진 중이다. 롯데케미칼이 총사업비 39억달러(약 5조2000억원)를 투자해 대규모 석유화학단지를 조성하는 ‘라인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박준 대한상의 아주통상팀장은 “수교 50주년이자 한인도 경제동반자협정(CEPA)이 발효된 올해를 기점으로 신도시, 공급망, 디지털, 전기차 등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더 확대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