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단식 17일째…민주당, 대책 논의 비상 의총 개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재차 단식 중단을 요청하면서 대표회담을 제안했다.

김 대표는 1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께서 건강이 악화해 회복에 큰 어려움을 겪는 일이 없도록 이제 단식을 중단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정파가 다르고 이견이 있더라도 정치는 협의하고 조율해 가는 과정이기에 여야 당 대표 간 대화의 문은 늘 열려있어야 한다"며 "이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언제 어디서든 이 대표와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정 현안을 점검하고 민생을 챙겨야 하는 정기국회가 시작돼 본격 가동되고 있다"면서 "이 대표께서 건강을 회복하시는 대로 즉시 여야 대표회담을 열고 민생에 대해 치열한 논의를 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최근 국회에서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명절을 앞두고 우리 정치가 국민께 이런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은 리더로서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김 대표가 언급한 '안타까운 사건'은 이 대표의 일부 강성 지지자들이 벌인 흉기 난동으로 보이다.

김 대표가 이 대표에게 단식 중단을 요청한 것은 지난 14일과 전날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하지만 이 대표는 단식을 지속하겠다는 의지가 굉장히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5일 국회 당 대표실에 누워있다. 이날은 이 대표가 단식 투쟁을 벌인 지 16일째 된 날이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5일 국회 당 대표실에 누워있다. 이날은 이 대표가 단식 투쟁을 벌인 지 16일째 된 날이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대국민 사과와 국정 방향 전환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천명과 국제해양재판소 제소 △국정 쇄신과 개각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을 선언했다.

이후 이날로 단식 17일째를 맞았다. 이 기간 2차례에 걸쳐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한 검찰 조사를 받았고, 당무와 단식 투트랙으로 전방위 활동을 벌였다.

단식이 길어지면서 이 대표의 건강은 급속도로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 이 대표를 찾은 의료진들은 "전체적 신체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돼 있고, 특히 공복 혈당 수치가 매우 낮아 건강이 대단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건강을 우려,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이날 오후 2시 국회 본관에서 비상 의원총회를 열기로 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공지를 통해 "이 대표의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어 관련 대책을 논의하고자 한다"면서 "바쁘더라도 참석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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