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9000s', SMIC 아닌 TSMC가 생산했다는 주장 나와
화웨이 최신 제품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메모리도 탑재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화웨이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들어간 프로세서 '기린9000s'를 두고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는 이 칩셋이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기업 SMIC를 통해 7나노 공정으로 만들어졌다고 분석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IT 팁스터(정보유출자) 'RGcloudS'는 테크인사이츠의 분석과 달리 기린9000s가 대만의 TSMC에서 만들어진 프로세서라고 주장했다. 이 팁스터는 기린9000s가 3년전 TSMC를 통해 제작된 것으로, 5나노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화웨이의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를 분해해 이같이 분석했다. 이 팁스터에 따르면 기린9000s에 찍힌 번호 '2035'는 이 칩셋의 생산시기를 의미한다. 2020년 35주차 즉, 2020년 8월24일부터 양산됐다는 설명이다. 2020년은 TSMC의 5나노 칩 수요가 크게 증가했던 시기다.
그러면서 이 팁스터는 화웨이가 프로세서 이름을 '기린9000'에서 기린9000s로 바꿨지만 두 칩셋의 성능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덧붙였다. 기린9000s는 프리미엄폰 메이트60 프로와 폴더블폰 '메이트X5'에 탑재된 고성능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다. 화웨이의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설계했다.
앞서 테크인사이츠는 이 칩셋이 SMIC를 통해 7나노 공정으로 양산됐다고 분석했다. 또 이 시장조사업체는 SMIC가 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심자외선(DUV) 장비를 통해 이 칩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2019년부터 ASML의 EUV 노광장비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7나노 공정은 일반적으로 EUV 노광장비를 갖춰야 생산이 가능하지만 DUV를 활용해서도 만들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생산비용이 크게 늘어나게 된다.
화웨이가 이 칩셋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입을 열지 않으면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화웨이는 메이트60 프로와 메이트X5에 들어간 프로세서 사양에 대해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일본의 포말하우트테크노솔루션스라는 시장조사업체는 SMIC가 14나노 공정으로 기린9000s를 양산했을 것이라고 최근 주장했다. 포말하우트테크노솔루션스는 SMIC가 14나노 공정에 특수한 기술을 써서 미세회로의 선폭을 7나노에 가깝게 구현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웨이 스마트폰에 탑재된 메모리반도체 구매 경로에 대해서도 오리무중이다.
2020년 5월 미국은 화웨이가 미국 기술이 포함된 첨단 반도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재 수위를 높였다. 이를 기점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우리나라 기업도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했다.
하지만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본격화한 이후에도 화웨이 스마트폰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메모리반도체가 발견됐다. 테크인사이츠에 따르면 2021년 1분기 출시된 스마트폰 '메이트40'에는 삼성전자의 'LPDDR4X'가 탑재됐다. 10나노 중반대(1y) D램으로, 이는 17나노 정도로 추정된다.
화웨이 △P60(LPDDR5, 1y) △P60 프로(LPDDR5, 1z) △메이트X3(LPDDR5, 1z) △메이트60 프로(LPDDR5, 1z) 등에는 SK하이닉스의 D램이 채용됐다. 메이트60 프로에선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176단, TLC 방식) 기술도 들어갔다. D램에서 1z는 15~16나노 정도로 추정되는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