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두 번째 공동성명…"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 심화"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한-사우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양국은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심화·발전시켜 나가기로 하면서 수소경제, 스마트시티 등으로 협력 분야를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문화·인적교류 확대, 미래 과학 기술 협력과 안보협력 등 전 분야에 걸친 포괄적인 협력 의지도 다졌다.
양국 간 협력을 가장 포괄적으로 다룬 공동성명이 나온 것은 1980년 최규하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 이후 43년 만이다. 앞서 양국은 8차례 정상급 교류를 했지만, 공동성명은 채택된 것은 단 한 번뿐이다.
공동성명은 44개항으로 구성됐다. 사우디가 추진하는 국가 발전 프로젝트인 '비전 2030'에 대한 한국의 전방위적 참여가 골자다.
양국은 '한-사우디 전략파트너십 위원회'와 '한-사우디 비전 2030 위원회'를 중심으로 상호 정상 간 방문을 계기로 체결한 446억 달러(약 60조3500억원) 규모 사업 계약 및 양해각서(MOU) 등 경제 협력 성과 이행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사우디는 지난해 11월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을 계기로 290억 달러(약 40조원) 규모의 계약 및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후 윤 대통령의 사우디 국빈 방문을 계기로 156억 달러(21조1000억원) 규모의 계약 및 MOU 51건이 추가로 맺어지면서 총 61조원 규모로 늘어났다.
두 정상은 "2022년 양국 수교 60주년을 맞아 수립한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지속 심화·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며 "양국 간 협력이 그간 '비전 2030' 목표 달성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음을 강조하고, '비전 2030' 달성을 위한 양국 간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것이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측은 수소경제, 스마트시티, 미래형 교통수단, 스타트업 등 공통 관심 분야를 중심으로 상호 투자 확대를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가기로 합의했다"며 "양측은 첨단산업 분야 협력을 증진하고, 제4차 산업 혁명에 부응하는 새로운 유망 산업을 포함해 양국의 협력 범위를 지속 다변화·확대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두 정상은 "네옴 프로젝트를 비롯해 사우디가 추진 중인 키디야, 홍해 개발, 로신, 디리야 등의 기가 프로젝트와 이에 연관된 인프라 사업의 성공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며 "비전 2030, 네옴 프로젝트 등 사우디가 추진하는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서의 금융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두 정상은 지역 및 국제 안보와 평화 구축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국방·방산 분야에서 협력도 증진하기로 했다. 원자력 등 재생 에너지와 청정 수소, 제조업, 교통·해수 담수화 등 인프라, 스마트팜, 의약품 분야 등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에 대한 일치된 입장도 확인하면서 역내 평화를 위한 안보 파트너십을 강화·확대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해선 "핵 탄도 프로그램 및 무기 이전을 포함해 대량살상 무기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안보리 결의의 모든 위반을 규탄한다"며 "무고한 사상자를 발생시키는 무력 사용엔 어떠한 상황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 대해선 "국제법과 국제인도법에 따라 민간인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떠한 방식으로든 민간인을 공격하는 것에 반대하고, 고통받고 있는 민간인들에게 신속하고 즉각적으로 인도적 지원을 하기 위해 국제 사회와 함께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