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김재섭 국민의힘 서울 도봉갑 당협위원장은 31일 경기 김포시를 서울시에 편입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추진한 데 이어 '특별법' 형태의 입법을 시사한 당 지도부를 향해 "새로운 서울을 만들어 낼 것이 아니라 서울부터 잘 챙겨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경기도 일부의 서울 편입을 단호하게 반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서울에 사는 것의 좋은 점이자 서울 땅값이 비싼 이유는 직장 출퇴근 편하고 자녀 교육 환경 좋고 주변에 편의시설 등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는 것"이라면서도 "서울특별시 도봉구에 사는 사람들이 어디 그런 혜택을 누리고 사나"라고 꼬집었다.

또한 "도봉구에 사는 사람들은 서울 도심으로 향하는 지하철과 도로를 경기도까지 확장하고 내어주면서 만성적인 교통 정체와 지옥철에 시달린다"면서 "재건축·재개발이 안 되는 까닭에 새로운 도시 인프라도 들어오지 않아 서울에 사는 사람으로서의 이점을 하나도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박원순 집권 10년간 도봉구는 오직 도봉구가 '서울'이라는 이유로 재건축과 재개발도 못 했다. 서울 동부 외곽이 다 마찬가지"라며 "수도권 전체에서 다가구주택 빌라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 역설적으로 서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를 지적해야 서울 사람들에게 표를 얻는 것이지 김포를 서울에 편입한다고 총선 승부수가 될까"라며 "김포시를 서울로 편입한다고 해서 5·9호선 연장 조건인 건설폐기물 처리장 설치를 김포' 구민'들이 퍽이나 좋아하실까"라고 반문했다.

김 위원장은 "서울특별시는 중앙정부와 비용 분담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부담하도록 불이익을 받고 있다"면서 "김포시가 서울로 들어오면 그 때문에 오히려 손해 볼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포시를 서울시로 편입시키면 서울시 자치구 사이에서 일부 지방세 수입 재분배 공유 결과에 변화가 생겨 기존 서울 자치구 안에서 불이익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서울시 내 특정 구(區)가 피해 볼 수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포, 구리, 광명, 하남 등의 서울 편입은 설익은 승부수"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최근 김포시를 서울시로 편입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고, 특별법 형태의 의원 입법을 시사하는 등 관련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포시 외에도 서울과 생활권이 겹치는 광명, 구리, 하남 등을 서울로 편입하는 '서울 광역권'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요구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일부 도시를 서울시로 편입하는 이른바 '서울 메가시티' 구상은 내년 총선을 5개월여 앞두고 수도권 표심을 얻기 위한 전략으로 읽힌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이 "포퓰리즘 정치"라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당내 일각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힌 것은 김 위원장이 처음이다. 이는 김포시를 서울시로 편입하는 데 대한 여론이 악화하는 상황 등을 고려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