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기간 최대 50% 단축·연간 150억원 비용 절감
슈퍼앱·BaaS·생성형AI 등 디지털사업 추진 속도

옥일진 우리금융 디지털혁신부문 부사장이 '우리금융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IT거버런스 개편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손희연 기자
옥일진 우리금융 디지털혁신부문 부사장이 '우리금융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IT거버런스 개편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손희연 기자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손희연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해 IT 거버넌스를 개편했다. 우리금융은 이번 개편을 통해 IT 개발 기간이 기존보다 최대 50% 이상 단축되고 연간 150억원의 비용도 절감될 것이라고 봤다.

특히 우리금융은 올해 11월 슈퍼앱(New WON) 출시를 예고한 상황이다. 이번 IT 거버넌스 개편으로 슈퍼앱의 완성도가 높아지고, 향후 사용자 개선요청 속도도 빨라져 금융권 슈퍼앱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 개발기간 최대 50% 단축·연간 150억원 비용 절감

우리금융은 11일 오전 본점에서 '우리금융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IT거버런스 개편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우리금융은 이번 개편을 위해서 그룹 IT 운영방식을 ‘그룹사 간 위수탁 방식’에서 ‘그룹사 직접 수행방식’으로 전환 완료했다. 우리금융 IT 자회사인 우리FIS가 우리은행, 우리카드 등을 대신해 IT업무를 수행해왔다. 그러다가 지난해 우리금융은 인력 이전 노사합의를 통해 우리은행, 우리카드, 우리 FIS 3사의 'IT 영업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우리금융은 지난 5일 우리FIS 인력들을 우리은행과 우리카드로 재배치해 우리금융의 10년 숙원사업인 ‘IT 거버넌스 개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상암동에 소재한 우리FIS 직원 중 은행 전담인력 780여명이 우리은행 소속으로 이적해 회현동 본점으로 이동했다. 우리FIS 카드 전담인력 170여명 역시 우리카드로 이적하며 수송동 카드 본사로 이동했다. 

사진=우리금융지주
사진=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은 이번 개편을 통한 기대 효과로 ▲개발기간 최대 50% 단축 ▲연간 150억원 비용 절감 ▲현업직원의 IT역량 향상 ▲IT 내부통제 강화 등으로 꼽았다. 

먼저 IT개발과 유지보수 시간이 크게 단축된다. 이제 모바일뱅킹 등 10개 플랫폼 부서의 신규개발 업무는 은행 현업직원 260여명과 우리FIS에서 이적한 IT인력 240여 명이 원팀이 돼 한 자리에서 이뤄진다.

이에 따라 개발 및 유지보수 프로세스가 우리FIS를 경유하던 기존 7단계에서 3~5단계로 크게 단축된다. 길게는 30일이 걸리던 개발기간이 2주 이내로 최대 50% 이상 획기적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그만큼 변화속도가 빠른 시장과 고객 니즈에 더욱 민첩하게 대응하고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도 적지 않다. 외주업체 개발 비중을 최소화하고 자체 개발을 확대하는 한편 은행, 카드와 자회사 간 기획과 품질관리 업무의 중복요소가 제거됨에 따라 은행 약 130억원, 카드 약 20억원 등 연간 총 150억원의 판매관리비를 줄일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디지털·IT 사업에 투자재원을 더 확보하게 된다. 

은행과 카드 현업직원들이 자체적으로 IT 개발역량과 노하우를 축적하게 된 점도 IT 거버넌스 재편 이후 얻게 된 큰 효과다. 기존에 우리FIS가 IT를 위탁 수행하던 방식에서는 현업직원이 개발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데 걸림돌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개편으로 원팀이 돼 개발을 수행한다. 의사소통 걸림돌이 사라진 만큼 개발과 운영이 반복될수록 은행과 카드사의 자체 IT 역량은 꾸준히 향상될 수 있다.

IT 내부통제가 더욱 강화되는 효과도 있다. IT 불확실성 대응을 위해 우리금융은 IT 내부감사 조직을 ‘사업부서-IT그룹-본부감사’로 이어지는 3중 방어체계로 재편했다.▲BRM 제도 도입 ▲제3자 점검 등 IT 내부통제 강화 계획도 수립했다. 은행과 카드사가 직접 장애대응과 복구를 수행하게 되므로 수행능력 여부를 철저히 점검함으로써 IT 클린뱅크를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 슈퍼앱·BaaS·생성형AI 등 디지털사업 추진 속도

우리금융은 이번 개편을 통해 향후 ▲슈퍼앱(New WON) ▲BaaS ▲생성형AI·빅데이터 ▲디지털자산(STO·CBDC) 등 디지털사업 추진에 한층 속도를 높이겠다는 포부다.

우리금융은 올해 11월 은행뿐만 아니라 카드, 캐피털, 종금, 저축은행 등이 모두 하나로 연결되는 슈퍼앱(New WON)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이를 위해 우리WON뱅킹 전면 재구축 사업을 진행 중이다. 우리금융은 앱 화면(UI·UX) 구성뿐만 아니라 운영 인프라와 개발환경 등 보이지 않는 영역까지 새로 바꾼다.

모바일뱅킹 재구축은 그룹 디지털·IT 역량이 집중되는 전략사업이나 우리금융의 기존 모바일뱅킹은 외주 개발업체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왔다. 은행 실무 부서가 개발을 요청하면 우리FIS는 요청사항을 검토한 후 외주 IT업체 등을 통해 개발을 이행하는 방식이었다. 개발 속도가 더딜 뿐만 아니라 현업직원들이 모바일뱅킹 기술 습득과 운영 효율성 확보가 쉽지 않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번 개편으로 우리금융은 Biz-IT 협업에 기반한 IT 자체개발 역량 향상이 더욱 수월해졌다. 
 
옥일진 우리금융 디지털혁신부문 부사장은 "이번 개편으로 New WON의 완성도가 높아지고 사용자 개선요청 속도 또한 빨라져 금융권 슈퍼앱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우리금융은 그룹 네트워크를 비금융 디지털 기반 신사업으로 확장한 새로운 사업모델 구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리금융이 구상하는 디지털 기반 신사업은 ▲모빌리티 ▲여행 ▲부동산 ▲통신 ▲프롭테크 등 생활 밀착형 업종 제휴를 통해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금융 거래로 이어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신사업·서비스 수행은 전략적 제휴뿐만 아니라 시장상황과 사업특성에 따라 지분투자나 자회사 직접 수행 방식 등 다양한 형태로 유연하게 진행하기로 했다. 특히 우리금융은 ‘뱅킹 기반 서비스(Banking as a Service)’로 뱅킹 인프라를 테크기업 등에 제공하고 해당 제휴 서비스 사용자를 고객으로 연결하는 신사업 개척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금융권의 큰 화두로 부상한 생성형AI, 빅데이터 등 신기술 활용 활성화도 기대한다. 우리금융은 생성형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AI 뱅커’를 오는 3월 선보일 예정이다. AI 뱅커는 은행 창구에서 직원과 고객 간에 오고 가는 대화를 분석, 언어모델을 학습시켜 은행 직원과 동일 수준의 예금 상품 상담을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 하반기에 금융권에서 처음 도입한 ‘직원용 AI 지식상담 서비스’도 올해 안에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우리금융은 생성형 AI 도입 효과가 큰 업무 영역을 지속적으로 발굴, 생성형 AI 활용 범위를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미 은행, 카드 등 전 업무영역에서 활용 중인 빅데이터 분야도 개별 자회사별 활용에 그치지 않고, 그룹 데이터 통합 활용을 목표로 Level-up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그룹 차원의 데이터 관리체계 정의를 완료, 올해는 그룹 데이터 통합플랫폼을 오픈할 예정이다. 조만간 ▲그룹 데이터포탈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체계 ▲메타데이터 관리시스템 등이 구현되면 그룹 전체의 데이터 경영이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끝으로 우리금융은 이번 개편을 발판으로 STO(토큰증권), CBDC 등 디지털 자산 시장 선점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한국은행 CBDC 테스트 일정에 맞춰 CBDC 플랫폼을 구축 예정이며, 내년 초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STO 비즈니스 모델 발굴과 플랫폼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대표은행 싱가포르개발은행(DBS)는 지난 2016년 IT 운영방식을 자체수행(Insourcing)으로 전환한 후 도약의 전기를 맞았다. 향상된 자체 IT역량을 바탕으로 350개 이상의 API를 개발하는 한편, AI,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서비스 출시, 탄소배출권 거래 플랫폼 구축과 같은 다양한 디지털 사업을 통해 새로운 비이자수익원을 발굴했다.  그 결과 시가총액은 2.2배가 상승했으며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는 디지털 기술력을 앞세워 인도, 인도네시아 등 글로벌시장 개척에도 성공했다.

우리금융은 이번 개편을 진행하면서 DBS 사례를 꼼꼼히 벤치마킹 했다. IT 자체수행에 따른 역량 내재화를 통해 질적으로 완전히 다른 금융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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