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5 시리즈 기본형에만 패널 공급
'아이폰SE4'와 '아이폰16' 대응 준비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 BOE의 '아이폰15 플러스'용 패널 공급 시도가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BOE는 최근까지 아이폰15 플러스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하기 위해 여러 차례 문을 두드렸지만 애플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BOE는 지난해부터 기본형인 '아이폰15(6.1인치)'와 함께 아이폰15 플러스(6.7인치)용 패널 공급을 준비해왔다. 아이폰15 기본형에 들어가는 패널은 지난해 10월 가까스로 승인을 받고 양산을 시작했다. 하지만 수율이 워낙 낮았던 탓에 실제 OLED 패널을 본격 공급한 시점은 지난해 12월부터다.
아이폰15 플러스용 OLED에 대한 승인은 해를 넘겨서도 받지 못했다. BOE가 소화하지 못한 물량은 삼성디스플레이의 몫이 됐다.
애플은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15 시리즈 전 모델에 홀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패널 크기가 커질수록 기술 난도가 높아지면서 BOE는 결국 공급에 실패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애플이 이 제품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삼성디스플레이가 받은 반사이익은 제한적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 제품에서 BOE의 실기(失期)로 수백만대의 패널을 더 공급한 것으로 추정된다.
BOE는 아이폰15 플러스용 패널 공급을 포기하고 올해 하반기 출시될 아이폰16 시리즈와 내년 출시가 예상되는 '아이폰SE4'에 대응하는데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16 시리즈 중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박막트랜지스터(TFT) 방식의 OLED를 사용하는 기본형 제품에 패널 공급을 시도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처럼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방식의 OLED를 고급형 신형 아이폰에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LTPO는 LTPS보다 고난도 기술로, 전체 소비전력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내년 출시될 아이폰17 시리즈는 전 모델이 LTPO 방식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 BOE가 여기서 어떤 성과를 낼지 알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또 BOE는 내년 상반기 출시가 예상되는 아이폰SE4에 OLED 패널을 공급한다. 아이폰SE는 애플의 보급형 아이폰으로, 2022년 출시된 '아이폰SE3'의 국내 출고가는 59만원(64GB 기준)부터 시작했다. 이 제품에 들어가는 패널이 기존 액정표시장치(LCD)에서 OLED로 변경된 가운데 낮은 가격을 써낸 BOE가 낙점됐다.
BOE는 기술 난도가 높은 일부 아이폰 패널과 관련해선 고배를 마셨으나 전체 모바일 OLED에서는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BOE는 올해 1분기 폴더블폰용 패널 출하량에서 삼성디스플레이를 넘어섰다.
이 기간 BOE는 폴더블폰 패널을 약 260만대 출하한 것으로 추정된다. BOE의 고객사인 중국 화웨이가 폴더블폰에 힘을 실은 영향이 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약 130만대의 패널을 출하하는 데 그쳤다.
BOE는 LCD냐 OLED냐를 막론하고 스마트폰용 패널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중국 비보의 스마트폰에서 BOE 패널이 차지한 비중은 50%였다. 이밖에 오포의 스마트폰에서 BOE 패널이 차지한 비중은 41%, 아너의 제품에서는 55%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