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 비축본부장 출신…“비축량 확대하고 트레이딩 사업 할 것”

석유공사 비축본부장 출신으로 올해 4월부터 KET에서 일하고 있는 박현규 사장은 환갑이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활력이 있었다. 사진은 18일 울산 북한 KET에서 만난 박 사장의 모습. 사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석유공사 비축본부장 출신으로 올해 4월부터 KET에서 일하고 있는 박현규 사장은 환갑이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활력이 있었다. 사진은 18일 울산 북한 KET에서 만난 박 사장의 모습. 사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울산=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바다 바람이 황사를 걷어내 날씨가 화창한 18일 울산 북항에서 만난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 박현규 사장은 푸른색 데님톤의 회사 유니폼 차림이었다. 활달한 태도와 건강한 혈색이 머리에 내린 서리를 무색하게 했다.

박 사장은 석유공사 비축본부장이 된 2019년 ‘동북아 에너지허브’ 정책과 연이 닿았다. 올해 4월부터는 KET로 자리를 옮겨 석유·LNG 저장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박 사장은 “본래 동북아 오일허브였던 사업명을 동북아 에너지허브로 바꿨다”며 “사업구도를 석유·LNG를 병행해 비축하는 방향으로 재편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박 사장이 소개한 KET 시설물들은 사실 한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사무동 뒤편에는 방폭을 위해 시멘트를 겹겹이 둘러싼 LNG저장 탱크 2기가 병풍처럼 우뚝 섰고, 맞은편에는 구조가 비교적 간단한 석유 저장용기가 군집을 이루며 햇빛을 하얗게 반사하고 있었다.

2009년 국정과제로 지정된 KET 사업은 처음엔 석유제품만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런데 에너지전환 등으로 LNG 수요가 늘어 석유제품과 LNG 저장시설을 병행해 확보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다행히 액화석유가스(LPG) 전문기업으로 알려진 SK가스가 LNG도 취급하겠다고 나선 덕분에 실현할 수 있었다. 저장 가능한 LNG용량이 400만 배럴, 석유제품용량이 175만 배럴로 오히려 LNG 비축량이 더 많다.

그렇게 변모한 KET는 한번 더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가스터빈과 석탄발전의 혼소를 위해 수소와 암모니아 수요가 늘며 관련 저장용기를 새로 지을 계획이다.

박 사장은 “부지 내 3만평의 빈 공간에 수소·암모니아·CO2·바이오퓨얼 비축설비를 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최근 바이오퓨얼 확대도 검토하고 있는데 KET가 또한번 산업부 정책의 첨병이 되는 모양새다.

박 사장은 석유·LNG 트레이딩에도 관심이 많다. 석유공사에선 어려웠지만 KET에서 시도할 계획이다. 민간기업들이 LNG트레이딩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발맞출 생각이다.

박 사장은 “석유공사의 미션이 석유제품 비축이어서 트레이딩 사업 활성화나 역량 배양이 쉽지 않았다”며 “민간기업인 KET는 의욕을 가지고 트레이딩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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