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상엔 김봄소리·신인상엔 임윤찬 ‘영예’
팬데믹으로 멈췄던 시상식 5월 20일 재개
[데일리한국 민병무 기자]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제13회 대원음악상 대상 수장자로 선정됐다. 상패와 1억원의 상금을 받는다. 그는 평창대관령음악제 제3대 예술감독을 역임하는 동안 스토리텔링 형의 진취적인 프로그래밍을 선보였고, 해외 오케스트라에서 단원으로 활동 중인 한국 출신 젊은 음악인들을 모아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창설해 공연하는 ‘고잉홈 프로젝트’ 등으로 한국 음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아이콘으로 입지를 굳혀왔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는 연주상을, 피아니스트 임윤찬은 신인상의 영예를 안았다. 두 사람에게는 각각 상패와 3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대원문화재단이 주최하는 대원음악상 시상식이 오는 5월 20일(월) 오후 5시 30분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다.
올해로 재단 출범 20년째를 맞는 대원문화재단은 한국 음악가들이 세계 클래식 음악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연이어 화제를 낳았던 시기에 음악가들을 후원하고 음악축제, 애호가 양산을 위해 다방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최고의 음악가들에게 상을 수여함으로써 음악적 활동을 격려하고 널리 알리고자 했던 대원음악상은 지난 2019년까지 12회 시상식을 가진 후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는 동안 잠시 멈추었다. 그간 무대에 서지 못했던 음악인들의 활동에 안타까움을 가졌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중과 소통하는 방식을 연구하며 새로운 시대로 도약하게 된 모습에 박수를 보내왔다.
오랜만에 개최하게 된 대원음악상 시상식은 우리시대의 음악인들, 나아가 우리시대의 문화발전을 위해 문화재단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많이 고민하며 마련한 자리다. 함께 상생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위해 문화재단은 기업과 연계한 문화사업과 메세나 활동에 보다 적극적인 지원과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다.
올해 대상 수상자로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선정됐다. 손열음은 2011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14회 차이콥스키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준우승 및 모차르트 협주곡 최고 연주상, 콩쿠르 위촉 작품(로디온 셰드린의 연습곡) 최고 연주상을 차지하며 세계 음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미 만 열여덟의 나이로 거장 로린 마젤에게 발탁돼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2004년 아시아 투어의 솔리스트로 함께 한 그는 이듬해인 2005년 NHK 교향악단, 도쿄 필하모닉과 차례로 데뷔 무대를 가지며 빠르게 이름을 알렸다.
2016년에는 세계적인 모차르트 해석가인 네빌 마리너가 이끄는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ASMF)와 함께 모차르트 협주곡을 연주·녹음하며 “명징함과 날렵함의 상징”(타임즈) “보기 힘든 모차르트적 데뷔”(그라모폰)라는 호평과 함께 모차르트 스페셜리스트로서도 각광을 받아왔다. 지상 최대 클래식 음악축제인 BBC 프롬스 무대에서는 오메르 마이어 벨베가 지휘하는 BBC 필하모닉과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15번을 연주하며 국제무대 활동을 이어갔다.
대원음악상 연주상에는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가 선정됐다. 2021년 2월 베를린에서 김봄소리는 세계적인 레이블 도이치 그라모폰 전속 아티스트로 계약을 맺은 첫 번째 아시아 여성 연주자로서, 세계적인 입지를 증명해 큰 화제를 모았다.
제62회 ARD 국제 음악 콩쿠르 우승 경력 외에도 김봄소리는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요제프 요아힘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몬트리올 국제 음악 콩쿠르, 센다이 국제 음악 콩쿠르, 그리고 제15회 비에니아프스키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수상한 바 있다.
2021년 6월 김봄소리는 지안카를로 게레로가 지휘하는 NFM 브로츠와프 필하모닉과 함께 첫 도이치 그라모폰 바이올린 솔로 앨범 ‘바이올린 온 스테이지(violin on Stage)’를 발매했으며, 그에 앞서 2019년 2월 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츠와 함께 포레, 드뷔시, 시마노프스키와 쇼팽의 작품을 담은 듀오 앨범을 발매했다. 이 앨범으로 프랑스와 폴란드 레퍼토리에 대한 뛰어난 해석을 인정받아 프레데리크 뮤직 어워드에서 ‘해외 최고의 폴란드 음반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 삼성문화재단과 시카고 스트라디바리 협회의 후원으로 1725년 이탈리아 크레모나에서 제작된 과르네리 델 제수 ‘ex-Moeller’를 연주하고 있다.
현재 가장 촉망 받는 신인 음악가에게 수여하는 대원음악상 신인상에는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뽑혔다. 2004년 출생으로 7세에 피아노를 시작한 임윤찬은 2015년 금호문화재단의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했고, 2019년에는 윤이상 국제음악콩쿠르에서 최연소로 우승했다.
2020년에는 대원문화재단 장학생으로 선발돼 지원을 받았고, 만 18세가 되던 2022년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 참가해 역대 최연소로 우승했다.
2017년부터 한국예술영재교육원에서 공부했고, 2020년 예원학교 음악과 전체 수석 졸업 후 2021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재로 입학했고, 2023년부터는 보스턴의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2017년부터 보스턴으로 유학을 떠난 현재까지 피아니스트 손민수를 사사하고 있다.
2022년 도쿄 산토리홀, 2023년 위그모어홀 데뷔 리사이틀을 가졌으며, 미하일 플레트네프 지휘로 도쿄 필과 협연했다. 같은 해 뉴욕 링컨센터에서 뉴욕 필과의 협연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이후 루체른 심포니, LA 필하모닉, 시카고 심포니와 협연했고, 라 로크 당테롱 피아노 페스티벌과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헤바우에서 데뷔 리사이틀 무대를 가졌다. 2022년 광주시립교향악단(지휘 홍석원)과의 베토벤 ‘황제’ 공연 실황이 도이치 그라모폰 레이블로 발매되었다. 2023년에는 반 클라이번 콩쿠르 실황 연주를 담은 ‘리스트: 초절기교 연습곡’ 앨범이 발매됐고, 굴지의 레이블 데카(DECCA)와 전속계약한 후 쇼팽의 에튀드 전곡을 녹음한 앨범 ‘Chopin Etudes’를 발매했다.
2006년 제1회 대원음악상 대상은 지휘자 정명훈이 받았다. 이후 2회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3회 피아니스트 백건우, 4회 강동석과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5회 강효와 대관령국제음악제, 6회 서울시립교향악단, 7회 소프라노 조수미, 8회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9회 베이스 연광철, 10회 지휘자 김민, 11회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김대진, 12회에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수상했다.
올해 대원음악상 심사위원은 박수길(한양대학교 명예교수), 정치용(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강충모(피아니스트), 홍승찬(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김현미(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맡았다.
대원음악상은 음악가, 교육자, 평론가, 언론 종사자 등 클래식 음악 전문가 수백명으로 구성된 추천인 단을 통해 분야별 추천을 받아 수상 후보 군을 1차로 추렸다. 이후 후보 군의 국내외 음악적 성과를 중심으로 심사위원단의 엄정한 최종 심사과정을 거쳐 최종 수상자를 선발함으로써 평가에 공정을 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