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당기순익 67억..."비우호적 환경 속 흑자기조 유지 성공"
IB 부문 흑전...충당금 적극 적립·포지션 비중 축소 나서
S&T 부문 인력 대거 늘렸으나 아쉬운 실적...리테일은 개선 중
[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다올투자증권이 부동산 PF 중심의 사업구조 탈피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올 1분기 IB 부문 실적 개선으로 흑자 폭을 더욱 키웠다. 다만, 사업 다각화의 핵심인 세일즈·트레이딩 부문에서 유의미한 실적 개선은 아직 이뤄지지 않아 체질 개선에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의 지난 1분기 연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2.6% 감소한 67억359만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다올투자증권 측은 "여러 힘든 상황을 극복하고 중소증권사에 우호적이지 않은 시장환경 속에서 흑자 기조를 나타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라며 "지난해 보수적 관점에서 시장 상황을 판단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을 충실히 적립했고 이를 예상 손실로 반영한 만큼 재무적 부담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균형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을 목표로 세일즈·트레이딩 부문과 리테일 영업 조직을 강화했다"라며 "불확실한 시장 상황이 지속되고 있으나 그동안 준비하고 대비한 만큼 올해에는 안정적 수익기반 구축에 총력을 다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연결 기준 2~3분기 연속 당기순손실을 유지하다가 전분기 당기순이익 10억원을 기록했으며 이번에 67억원까지 흑자 폭이 확대됐다.
다올투자증권 흑자전환의 중심에는 IB 부문의 실적 개선이 있었다. 다올투자증권의 IB 부문은 부동산 PF 우려가 지속되면서 지난해 내내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전분기에는 무려 404억원으로 순영업손실이 급증했는데, 이는 충당금 338억원 적립 때문으로 보인다. 이후 올 1분기 순영업수익 40억원을 기록, 흑자로 전환했다.
이처럼 다올투자증권의 부동산 PF 리스크 해소는 현재진행형이다. 중소형 증권사 특성상 다올투자증권 역시 부동산 PF가 사업에 큰 비중을 차지했는데, 2022년말 기준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포지션 금액은 무려 80% 수준이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올투자증권은 적극적인 충당금 적립, 부실 사업장 등을 정리해 포지션 금액이 지난해 말에는 53.9%로, 올 1분기 말에는 52.7%로 줄어들었다.
다만, 업계 평균인 30%대와 비교하면 다올투자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포지션 비중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이에 다올투자증권은 올 연말까지 약 1000억원의 부동산 사업 자금을 회수하겠다고 밝혔다. 연간 회수 금액을 달성하고 자기자본이 현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포지션 비중 38.2%로 업계 평균 수준까지 감소한다.
다올투자증권은 부동산 PF 리스크 해소와 함께 기존 부동산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사업 다각화를 추진 중이나 유의미한 성과는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분기 세일즈·트레이딩 부문의 순영업수익은 17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9.4%, 전년 동기 대비 31.9% 감소했다.
2022년말 기준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던 IB 부문 인력을 줄이고 세일즈·트레이딩 부문의 인력을 대거 늘려 지난해말 40%까지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이번 1분기 실적 둔화는 더욱 아쉽다.
반면, 리테일 부문의 실적은 양호했는데 올 1분기 리테일 부문 순영업수익은 3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8.4% 증가, 전년 동기 대비해서도 19.1% 증가했다. 다올투자증권은 리테일 역량 강화를 위해 올해 초 한현철 전 메리츠증권 도곡금융센터장을 리테일금융센터 PIB 전무로 영입하기도 했다.
향후 다올투자증권은 IB 40%, 세일즈·트레이딩 40%, 리테일 20%의 비율로 균형있는 성장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PF 리스크 발생 이전인 2022년 기준 부문별 순영업수익 비중은 IB 51%, 세일즈·트레이딩 41%, 리테일 9%였다.
한편, 지난 3월 2대 주주인 '슈퍼개미'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와의 분쟁을 겪은 이병철 다올투자증권 회장의 경영권은 더욱 견고해졌다. 지난 4월 이창희 다올자산운용 대표와 김형남 다올투자증권 이사가 주식을 각각 2만4000주, 6955주를 매입하면서 이 회장 측 지분이 더욱 늘어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