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샌드위치 데이' 연차 휴가 사용률 지난해보다 적어
반도체 생산 이미 상당 부분 자동화…단체 투쟁 영향 적어

삼성전자 서초 사옥 전경. 사진=데일리한국
삼성전자 서초 사옥 전경. 사진=데일리한국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삼성전자에서 현충일 다음날인 7일, 이른바 '샌드위치 데이'에 연차 휴가를 쓴 인원이 지난해 샌드위치 데이였던 6월5일보다 적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내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의 파업 선언에 따른 첫 연가 투쟁일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은 차질 없이 이뤄지고 있다. 앞서 업계에선 전삼노 조합원 수가 2만8000여명이란 점을 들어 업무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전삼노 조합원 대부분이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소속이기 때문이다.

전삼노 조합원 수는 삼성전자 전체 직원(약 12만5000명)의 5분의1 정도다. 이번 투쟁에 참여한 조합원 수가 얼마나 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와 비교해 전체 직원의 연차 휴가 사용률이 낮았다는 점을 볼 때 참여가 저조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은 조합원 외에도 많은 직원들이 연차를 사용했다.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파업 선언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파업 선언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에서 단체 연가 투쟁은 전례가 없는 것이지만 반도체 생산은 이미 상당 부분 자동화가 이뤄져있는 만큼 앞으로도 큰 리스크가 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전삼노 측은 이날 연가 투쟁 이후 다른 방식의 파업도 계획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이날 삼성전자 노조의 단체 연가 투쟁과 관련해 "이번 파업 선언은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에 영향을 주지 않을뿐 아니라 출하량 부족 현상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와 관련해 단체 연가 투쟁에 나선 조합원 상당수가 생산과 관련 없는 직무라는 점을 들었다. 또 이번 투쟁이 7일 하루 동안 이뤄지는 것인만큼 삼성전자는 탄력적으로 생산량을 조절하고 인력배치를 통해 대응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최근 노조의 파업 선언과 실적 부진 등으로 삼성전자 내부에선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에서 뒤처진 데다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에서도 좀처럼 의미있는 수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사측과 전삼노는 지난 1월부터 교섭을 이어갔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후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 조합원 찬반투표 등을 거쳐 쟁의권을 확보하고 지난달 29일 파업을 선언했다.

창사 55년만의 첫 파업 소식에 지난달 29일 삼성전자 주가는 3.09% 하락한 7만5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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