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Q8 스포트백 55 e-트론 콰트로. 사진=안효문 기자
아우디 Q8 스포트백 55 e-트론 콰트로. 사진=안효문 기자

[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갈수록 전기차는 대중화되고 있다. 직접 구매하지 않더라도 택시나 렌터카 등을 통해 경험하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내연기관차보다 불편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특히 울컥거리는 움직임이나 딱딱한 승차감에 대한 불만이 나온다. 전기모터와 무거운 배터리를 탑재하다보니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주행품질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2020년 아우디는 브랜드 최초 전기차 e-트론을 한국 시장에 투입했다. 고급 브랜드다운 상품성과 승차감을 전기차에서도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 묻어나는 차였다. 4년이 지나 아우디는 최상급 차량이라는 의미를 담은 ‘Q8’을 e-트론의 차명에 더했다. 서울 청담동과 경기도 여주 일대 약 200㎞ 구간에서 Q8 e-트론을 시승했다.

◇ 믿음직한 사륜구동에 탄탄한 서스펜션…오프로드도 문제 없어

아우디 Q8 55 e-트론 콰트로. 사진=아우디코리아 제공
아우디 Q8 55 e-트론 콰트로. 사진=아우디코리아 제공

시승차는 55 콰트로와 55 콰트로 스포트백으로, 후면 디자인 외에 큰 차이는 없다. 두 개의 전기모터는 최고출력 408마력(300㎾), 최대토크 67.71㎏f∙m 0→100㎞/h 가속시간 5.6초, 최고속도 200㎞/h의 성능을 발휘한다.

배터리 용량은 114㎾h다. 기존 대비 19㎾h 늘었는데, 패키징 개선으로 같은 공간에 탑재할 수 있었다고 한다. 1회 충전 후 주행가능거리는 복합 368㎞(도심 363㎞ , 고속도로 374㎞)로 인증 받았다.

배터리 용량에 비해 다소 아쉬운 수치다. 하지만 아우디는 실주행거리가 훨씬 길다고 자신했다. 실제 계기판에 표시된 주행가능거리는 420㎞ 이상, 뜨거운 날씨 속에 자동차전용도로와 비포장길을 200㎞ 가까이 달린 뒤 남은 주행거리도 200㎞ 이상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우디 Q8 55 e-트론 콰트로. 사진=아우디코리아 제공
아우디 Q8 55 e-트론 콰트로. 사진=아우디코리아 제공

대부분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Q8 e-트론 역시 배터리를 차 밑바닥에 실었다. 충돌 시 가장 안전한 곳이 차 중앙 하부이기 때문이다. 또 수백㎏에 달하는 배터리를 바닥에 깔면 무게중심이 낮아져 주행안정성이 높아지는 효과도 있다.

대신 주행 중 배터리가 요철 등에 긁힐 수 있다. 전기차는 일반적으로 험로 주행에 적합하지 않다고 말하는 이유다. 그런데 Q8 e-트론은 에어 서스펜션을 탑재, 차고를 최장 78㎜까지 조정할 수 있다. 성인 남성의 손바닥만큼 높일 수 있어 전기차로도 정통 SUV처럼 오프로드 주행이 가능해졌다.

에어 서스펜션은 고급차에 주로 쓰인다. 편안한 승차감을 보장하지만 부품값이 비싸고, 수리비도 만만치 않다. 아우디는 Q8이란 이름에 걸맞게 새 차의 서스펜션 세팅에 공을 들였다. 노면의 자잘한 요철은 엉덩이와 등을 통해 잘 느껴지면서도 과속방지턱이나 깊은 웅덩이는 큰 충격 없이 슬쩍 지나가는 실력이 인상적이었다.

아우디 Q8 55 e-트론 콰트로. 사진=아우디코리아 제공
아우디 Q8 55 e-트론 콰트로. 사진=아우디코리아 제공

전기차의 장점도 극대화했다. 2.6톤이 넘는 무거운 몸이지만, 출발은 산뜻하고 속도를 높여나가는 내내 여유를 잃지 않았다. 전기모터의 강력한 초반 토크를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편안히 원하는 만큼 힘을 낼 수 있다는 믿음을 줬다.

전기차는 회생제동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속도를 줄이는 힘을 전력으로 변환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시스템인데, 이질감이 강해 동승객의 승차감을 저해하는 요소로 지적된다. 하지만 Q8 e-트론은 이런 불만이 적을 듯 하다. 제동도 굳이 콱콱 세울 필요가 없다는 듯 내연기관차와 유사한 움직임을 보였다.

아우디 Q8 55 e-트론 콰트로. 사진=아우디코리아 제공
아우디 Q8 55 e-트론 콰트로. 사진=아우디코리아 제공

단단한 차체와 특유의 사륜구동은 기존의 아우디 차량들을 떠올리게 했다. 전기차가 아니라 고급 SUV로서 매력이 충분했다. 좌우로 흔들리는 롤링이 적고, 30도 이상되는 경사로도 어렵지 않게 돌파했다. 

한 쪽 바퀴가 미끄러지거나 노면 위에 떠있을 땐 마치 내연기관차의 디퍼렌셜 락이 작동하는 것처럼 전기모터들이 부지런히 토크를 조정하며 다른 쪽 바퀴에 확 힘을 실어 탈출했다. 자동차 경주장의 헤어핀을 연상케할 정도의 급코너도 생각보다 쉽게 돌아나올 수 있었다. 전기모터로 구현한 사륜구동의 실력이 기대 이상이었다.

◇ 섬세하게 다듬은 디자인과 상품구성

아우디 Q8 스포트백 55 e-트론 콰트로. 사진=안효문 기자
아우디 Q8 스포트백 55 e-트론 콰트로. 사진=안효문 기자

차 크기는 길이 4915㎜, 너비 1935㎜, 높이 1640㎜, 휠베이스 2928㎜로 부분변경 전과 큰 차이 없다. 하지만 대형급으로 분류될만한 크기가 이전보다 더 작게 느껴졌다.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매끄럽게 겉모습을 다듬은 결과로 해석된다.

동시에 유리창과 휠하우스 등은 큼직하게 짜 넣었다. 휠 디자인도 여러 종류여서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도록 했다. 전기차라기보다 SUV 자체의 상품성을 강조한 모습이다.

제원표상 숫자는 실내에서 체감됐다. 운전석 머리 위 공간은 충분했고, 2열엔 성인 세 명이 앉아도 될 정도로 넉넉했다. 트렁크 용량은 660ℓ, 2열을 접으면 1725ℓ까지 늘어난다. 

아우디 Q8 스포트백 55 e-트론. 사진=안효문 기자
아우디 Q8 스포트백 55 e-트론. 사진=안효문 기자
아우디 Q8 스포트백 55 e-트론 콰트로. 사진=안효문 기자
아우디 Q8 스포트백 55 e-트론 콰트로. 사진=안효문 기자

전면부 그릴은 유광처리한 면적을 넓히고 육각형 무늬를 넣었다. 미래지향적인 인상을 강조하는 한편 디테일을 더해 공기역학 성능을 높였다고 한다. 일종의 자동문(셔터)을 내장, 모터 및 배터리 냉각 등 필요한 상황 외엔 공기통로를 막아 저항을 줄이는 식이다.

조명 사용은 한층 더 과감해졌다. 로고를 입체형에서 2D로 바꿨는데, 전면부에 간접조명을 더해 밤에는 입체감이 살아나도록 디자인했다. 날렵한 헤드램프엔 LED를 촘촘히 배열해 시인성을 높였다. 회전방향으로 순차적으로 점멸하는 턴 시그널 기능도 담았다. 

아우디 Q8 스포트백 55 e-트론 콰트로. 사진=안효문 기자
아우디 Q8 스포트백 55 e-트론 콰트로. 사진=안효문 기자
아우디 Q8 스포트백 55 e-트론 콰트로. 사진=안효문 기자
아우디 Q8 스포트백 55 e-트론 콰트로. 사진=안효문 기자

사이드미러는 고급 트림에서 디지털 카메라 방식으로 교체할 수 있다. 바깥 상황을 카메라로 찍어 차 문 안쪽 화면으로 보여주는 구조인데, 처음엔 화면 위치가 조금 어색할 수 있지만 익숙해지면 편리하다. 일반 거울형보다 사각지대가 좁고, 밤에도 선명하게 밖을 볼 수 있다. 크기가 작아 바람소리가 줄어드는 장점도 있다. 

디지털 계기판과 디스플레이는 무난한 구성이다. 햅틱 기능을 지원해 조작이 쉽다. 화면을 터치하면 손가락에 진동을 줘 물리버튼을 누른 것처럼 작동 여부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클립으로 스마트폰을 잡아주는 무선충전패드, 널찍한 파노라믹 선루프, 명료한 소리를 전달하는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 등 편의·안전품목도 충실하다.

아우디 Q8 스포트백 55 e-트론 콰트로. 사진=안효문 기자
아우디 Q8 스포트백 55 e-트론 콰트로. 사진=안효문 기자

가격은 55 e-트론 기준 1억2060만~1억3160만원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