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코스피 지수 2774.29 마감...4영업일 연속 하락 후 반등
'트럼프 트레이드' 영향...반도체·전기차 등 바이든 테마주 급락
바이든 후보 사퇴에 해리스 급부상...증시 급변 가능성
전문가 "당분간 트럼프 트레이드 후퇴...급락주 중심 반등"
[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최근 국내 증시가 트럼프 트레이딩의 영향으로 출렁인 가운데, 지난 21일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로 미국 대선 흐름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에 증권가는 당분간 민주당에 이목이 쏠리면서 트럼프 트레이드가 후퇴해 최근 급락했던 반도체와 전기차 등 종목들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0.78포인트 오른 2774.29에 장을 마쳤다. 2850선을 넘은 지난 16일 이후 4일 연속 하락에서 반등한 것이다.
지난달 20일 2800을 돌파한 코스피 지수는 지난 11일 2891을 넘어서면서 3000 돌파에 대한 기대감까지 형성됐다. 그러나 지난 16일 이후 4영업일 만에 무려 80포인트나 내려 2700 중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최근 코스피 급락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미국발 트럼프 트레이딩의 여파가 꼽힌다. 오는 11월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에 대비해 관련 주식을 매매하는 것을 트럼프 트레이딩이라고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은 자국우선주의, 보호무역이 대표적인 만큼 우리나라엔 대체로 악재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향 수출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와 배터리, IT 등 최근 몇 년간 투자자들의 관심을 많이 받은 분야들이 보호무역 정책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이면서 관련 우려가 커지고 있다.
먼저 배터리, 전기차,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경우 현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전기차 전환 정책을 등에 업고 크게 성장했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IRA를 폐지하겠다고 공언해 타격이 예상된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반도체 분야에서도 중국을 견제하는 등 보호무역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대만이 미국 반도체 사업의 100%를 가져갔다"라고 언급해 지난 17일 SK하이닉스의 주가가 5% 넘게 급락하기도 했다.
더군다나 지난달 27일 대선 TV 토론에 이어 지난 13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습격을 당하면서 지지층이 결집, 당선 확률이 높아지면서 최근 트럼프 트레이딩이 더욱 가속화됐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1일 대통령 후보직을 사퇴해 미국 대통령 선거 판세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민주당의 새로운 대통령 후보로 카멀라 해리스 현 부통령이 유력한 가운데, 증권가는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나 민주당으로 이목이 쏠리는 현 상황을 잘 이용해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거나 차익을 실현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 참여자 입장에서는 대선 레이스 변동성이 높아진 구간에서 이미 낮아진 민주당 후보 지지율이 트럼프 지지율을 따라잡을 리스크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라며 "관련 상방 리스크 발생 시 민주당 테마주(전기차 등) 비중을 줄일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주를 기점으로 트럼프 트레이드가 정점을 통과하는 가운데 당분간 전 세계 사람들의 이목이 민주당 새 후보 해리스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라며 "해리스가 바이드노믹스를 연장해 나갈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유입될 수 있어 지난주 급락세를 보였던 반도체, IT,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등의 바이든 행정부 수혜주들이 당분간 반등세를 이어갈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사퇴 이후 민주당의 전열 재정비 등을 통한 트럼프 트레이드의 후퇴 가능성이 존재한다"라며 "반도체, 자동차 등 낙폭과대 대형주를 중심으로 반등에 나설 전망이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