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분기 최대 실적 발표에도 주가 8.87% 급락
미국 빅테크 아쉬운 실적에 엔비디아 조정 가능성 영향
개미들은 "더 간다" 주가 떨어지자 비중 확대 전략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사진=연합뉴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SK하이닉스의 주가가 25일 역대급 분기 실적 발표에도 급락했다. 동반 상승하던 엔비디아의 실적 부진 우려와 함께 조정 가능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관련 영향으로 당분간 SK하이닉스 주가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증권가는 SK하이닉스의 상승세가 내년까지 이어질지 혹은 당장 3분기부터 출하량 둔화의 영향으로 기대에 못 미칠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전일 대비 0.95% 오른 19만1800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 주가가 한 달여 만에 20만원선이 무너지면서 8% 넘게 급락한 이후 강보합을 보였다. 

SK하이닉스는 올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많이 받은 기업 중 하나다. AI 열풍에서 미국의 엔비디아가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제품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주력으로 납품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엔비디아가 올해 초 대비 주가가 3배 오른 것과 같이 SK하이닉스의 주가 또한 올해 초 14만2400원에서 지난 11일 24만8500원으로 올라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더군다나 25일은 SK하이닉스가 2분기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발표해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기대됐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매출은 16조442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2%, 전년 동기 대비로는 무려 144%나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전분기 대비 89% 늘어난 5조4680억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역대급 실적에도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엔비디아와 구글, 테슬라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부진 우려를 넘어서지 못했다. 지난 며칠간 올해 미국 증시를 주도했던 매그니피센트 7(애플, 엔비디아, 아마존, 메타, 테슬라,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의 2분기 실적이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테슬라와 알파벳이 부진한 실적 기록을 발표하면서 미국 증시가 급락했고 관련 영향으로 25일 코스피 지수도 48포인트나 내렸다.

특히 SK하이닉스와 밀접한 관계인 엔비디아의 경우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상태로 2분기 실적이 기대에 부합하지 못할 경우 SK하이닉스 주가의 낙폭은 커질 수 있다.

이처럼 SK하이닉스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의 시선 역시 엇갈렸다. 먼저, 긍정적인 전망을 예상한 경우 올 3분기에도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할 뿐만 아니라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 내년 실적이 최고점을 찍을 것으로 판단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7조300억원으로 2018년 3분기 이후 6년 만에 최대 실적을 경신할 뿐만 아니라 4분기 영업이익은 9조원, 내년 영업이익은 올해 대비 52% 증가한 37조1000억원을 기록해 실적 모멘텀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이는 메모리 산업이 고객 요구에 따른 다품종 소량 생산의 맞춤형 산업으로 진화되고 있어 과거와 달리 설비투자 증가가 공급과잉으로 연결되지 않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내년 HBM 전환 투자로 인해 일반 디램 공급부족 현상이 발생해 내년 2분기부터 메모리 가격상승 속도가 가속화될 것이다"라며 "반도체 업체들의 밸류에이션이 내년 업황 개선을 올해 하반기에 반영할 가능성이 높아 반도체 주가 상승 사이클이 올 하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메모리 출하량 둔화 영향으로 기대치 대비 아쉬운 실적 기록을 예상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DRAM의 경우 지난 2분기 판매 호조에 따른 역기저 효과로 인해 예상(전분기 대비 5% 증가)보다 저조한 출하량(1% 증가)을 기록하고 NAND의 경우에는 eSSD 내 경쟁 심화로 인해 물량 감소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라며 "가격 상승이 전사 실적 성장을 견인하겠지만 높아져 있는 시장의 눈높이를 충족시키기에는 다소 부족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3분기 SK하이닉스의 DRAM, NAND 출하증가율은 각각 한 자릿수대 초반 증가와 한 자릿수대 중반 감소가 예상된다"며 "삼성전자의 HBM3E가 엔비디아에 본격 공급되기 시작할 경우 HBM의 수급이 둔화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은 SK하이닉스의 추가 성장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25일 SK하이닉스의 주가가 급락하자 이날 하루에만 무려 328만주 넘게 순매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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