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목표로 8.6세대 IT OLED 투자 준비
BOE와 비전옥스 캐파 합하면 한국보다 4배↑
태블릿·노트북 등 IT기기 패널 OLED로 전환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중국 티엔마가 8.6세대 IT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앞서 BOE와 비전옥스가 투자를 공식화한 가운데 티엔마도 조만간 합류할 전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티엔마는 연내를 목표로 8.6세대 OLED 투자를 확정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6세대는 유리원판 크기가 가로 2.3m, 세로 2.6m다. 현재 주력인 6세대(가로 1.5m, 세로 1.8m)보다 크기 때문에 한 장의 유리원판에서 보다 많은 패널을 뽑아낼 수 있다. 만약 8.6세대에서 14.3인치 기준 태블릿용 OLED를 연간 1000만대 생산한다고 가정하면 6세대에서는 연간 450만대 정도를 만드는 데 그친다.
중국이 투자에 나서는 이유는 IT 기기에 탑재되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의 자리를 OLED가 서서히 밀어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애플이 태블릿인 아이패드 프로 시리즈에 최초로 OLED를 적용한 것을 기점으로 여러 제품에 OLED 채용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크다.
OLED는 화질, 전력효율, 공간 절약 등의 측면에서 LCD보다 우수하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현재 IT 기기에서 OLED 탑재 비중은 2~3% 수준이지만 오는 2028년 14%까지 커질 전망이다. 완성품 업체는 태블릿, 노트북, 모니터의 프리미엄 모델에 OLED를 탑재해 고급화·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
8.6세대 IT용 OLED 투자를 가장 먼저 공식화한 곳은 삼성디스플레이다. 2026년까지 4조1000억원을 투자해 충남 아산에 유리원판 기준 월 1만5000장 규모의 생산라인을 구축한다.
뒤이어 BOE가 투자를 발표했다. 이 회사는 630억위안(약 12조원)을 들여 중국 청두시에 8.6세대 IT용 OLED 라인을 구축 중이다. 생산능력(캐파)은 월 3만2000장 규모다.
비전옥스도 투자를 공식화했다. 허페이시 정부와 손잡고 550억위안(약 10조5000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월 3만2000장 규모의 캐파를 확보한다.
BOE와 비전옥스의 캐파를 합하면 월 6만4000장 규모다. 티엔마가 연내 투자를 공식화한 뒤 수년 내 생산라인을 구축하면 한국과 중국 간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스톤파트너스는 이와 관련해 "한국과 중국의 캐파가 산술적으로 4배 이상 벌어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의 8.6세대 IT용 OLED 투자에 대한 계획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협력사인 야스, 아바텍, 우리이앤엘 지분을 처분했다. 이를 통해 손에 쥔 현금은 150억원이다. 지난 4월에는 경기 파주시에 있는 토지를 LG유플러스에 매각해 1053억원을 확보했다.
중국 광저우 LCD 공장 매각도 진행 중이다. 성공하면 1조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협력사 지분 처분과 LCD 공장 매각과 같은 작업이 회사의 운영자금 확보를 위한 것인지, 8.6세대 투자를 위한 재원 마련 목적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지난 25일 진행된 LG디스플레이의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김성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LCD 공장 매각에 관한 질문에 "뭔가는 진행 중이고 진척이 있으며, 구체화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곧 방향을 정해 말씀드리겠다"고 짧게 답했다.
티엔마는 8.6세대 투자를 위한 부지 등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사가 투자에 나선다면 어느 기업의 증착기를 사용할지도 관심거리다.
한국 기업인 선익시스템은 BOE에 증착장비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달 24일 공시했다. 최근까지 OLED 증착기 시장은 일본의 캐논도키가 사실상 독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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