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중국 광저우 대형 LCD 공장 매각 성사 가능성
구미 공장은 차량 및 중소형 패널 집중, OLED 사업 강화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의 대전환을 위한 마지막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광저우에 있는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공장 매각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수년간 이어진 체질 개선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지는 셈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광저우 공장 매각은 올해 하반기 중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는 매각 대상 업체로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 CSOT를 선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8.5세대 광저우 LCD 팹의 캐파(생산능력)는 유리원판 기준 월 18만장 수준으로, 한국 기업의 마지막 남은 대형 LCD 공장이다. 2개 라인으로 구성된 이 팹은 2022년 말 라인 1개 가동이 중단됐다가 올해 1월 재가동되는 등 업황에 따라 부침이 잦았다.
업계에선 TV용 LCD 가격 상승 흐름이 지난 6월부터 끊긴데다 남은 하반기 내내 하락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적절한 매각 타이밍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는 55인치 울트라HD LCD 평균 판매가격이 이달 129달러, 다음달 126달러 10월 123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봤다.
전 세계 LCD 공장 평균 가동률도 낮아질 전망이다. 올해 1분기 77%에서 2분기 86%로 높아졌으나 3분기 다시 83%로 떨어질 것으로 DSCC는 예상했다.
다만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삼성전자와 LCD 공급 장기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업황 부진 영향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 지난 1월 광저우 LCD 공장 1개 라인이 되살아난 이유도 삼성전자에 대한 패널 공급량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삼성전자에 500만대가량의 LCD를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장이 매각되면 한국의 TV 제조사는 LCD 기반 제품을 만들 때 중국, 대만 등 업체로부터 패널을 전량 구매해야 한다.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은 전 세계 LCD 용량의 약 3.3%를 차지한다.
광저우 공장은 LG디스플레이의 첫 해외 생산기지로 2014년 하반기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당시 4조원가량의 대규모 자금이 투입됐다. 광저우는 스카이워스, KTC 등 중국 TV 제조사의 본사가 있는 선전(심천)과 멀지 않아 지리적 이점이 있는 곳이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OLED 사업에 힘을 싣는 한편 차량용 OLED 기술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밝기와 전력 효율을 높인 차량용 3세대 탠덤 OLED 개발을 본격화한다.
경북 구미 공장은 차량용 OLED·LCD와 중소형 OLED에 더 집중한다. LG디스플레이는 노후화된 IT용 LCD 모듈 라인도 클로징하고, 이 과정에서 일부 인력은 파주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CSOT가 LG디스플레이 공장을 매입하면 삼성전자는 CSOT에 대한 패널 의존도가 더 높아진다. 삼성전자는 BOE와의 특허 갈등으로 이 회사로부터 패널 매입을 크게 줄이는 대신 CSOT의 비중은 늘려왔다. 삼성전자는 BOE와의 관계를 완전히 끊겠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