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일렉트릭 청주 스마트공장. 사진=LS
LS일렉트릭 청주 스마트공장. 사진=LS

[데일리한국 박철응 기자] LS그룹이 전기·전력·소재 등 기존 주력 산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CFE(탄소 배출 없는 전력)와 배·전·반(배터리·전기차·반도체) 관련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해 ‘양손잡이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2030년까지 자산을 2배로 늘리겠다는 ‘비전 2030’을 발표한 데 이어 올해 신년사에서 ▲ 제조 안정화 및 압도적인 제조 경쟁력 확보 ▲ 미래 신사업·신시장 개척 선도 인재 확보 및 육성 ▲경영철학 'LS파트너십' 재무장을 제시했다.

또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 현장을 찾아 “양손잡이 경영전략의 핵심인 LS의 원천 기술과 AI로 대변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우리만의 미래혁신 기술을 창조해 나가자”고 주문했다.

LS그룹은 지난 3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2024’에 참가해 그룹 내 계열사들이 보유한 배터리 소재, 산업용 ESS(에너지저장시스템), 전기차 전장 제품과 충전 시스템 등 미래 에너지 종합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또 구 회장은 지난 4월 말 독일에서 열린 세계 최대 산업기술 박람회 ‘하노버 메세 2024’ 현장을 찾아 ‘차세대 스마트에너지 솔루션 트렌드’를 직접 경험하고 벤치마킹하는 시간을 가졌다. 

LS그룹은 지난해 엘앤에프와 배터리 핵심 소재인 전구체 생산을 위해 LS-엘앤에프 배터리솔루션(LLBS)을 설립했다. LLBS는 전북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전구체 공장을 세워 2026년 양산에 돌입한 후 2029년 12만t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LS는 2차전지 소재 사업인 ‘황산니켈→전구체→양극재→폐배터리 재활용’으로 이어지는 배터리 분야 밸류체인 형성을 꾀한다.

전기차 충전 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2022년 LS는 EV 충전 인프라 구축과 운영 사업 개발을 위해 신규 법인 ‘LS 이링크(E-Link)’를 E1과 공동 투자 설립했다. 

케이블 업체 LS전선은 해상풍력 발전의 핵심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지난 10일 약 1조원을 투자해 미국 최대 규모의 해저케이블 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이 공장은 동부 버지니아주 체사피크시에 위치하며, 엘리자베스강 유역 약 12만평 부지에 연면적 2만평 규모로 지어진다. 내년 착공해 2027년 준공 예정이다.

LS전선 동해 공장에서 생산된 해저 케이블이 포설선에 선적되고 있다. 사진=LS
LS전선 동해 공장에서 생산된 해저 케이블이 포설선에 선적되고 있다. 사진=LS

 

세계에서 가장 높은 200m 규모의 전력 케이블 생산타워도 갖추게 된다. LS전선은 미국 해저케이블 시장이 향후 10년간 연평균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이를 선점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LS전선은 지난해 5월 네덜란드 테네트로부터 2조원대 유럽 북해 해상풍력 HVDC 케이블 공급계약을 수주했고, 지난해 말 이와 관련한 1조5000억원 규모의 본계약 2건을 체결했다. 테네트와의 케이블 공급계약은 전 세계 케이블 업체의 단일 수주금액 중 최대 규모다.

또 LS전선은 지난 5월 멕시코 대용량 전력배전 시스템인 버스덕트(Busduct) 신규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하반기 착공해 내년 상반기 준공이 목표다.

버스덕트는 금속 케이스 안에 판형 도체를 넣어 전력을 공급하는 장치다. 조립식이라 전선보다 설치와 이동이 간편한데다 전력 사용량도 30% 이상 줄일 수 있다. LS전선은 케레타로 버스덕트 공장을 북미 시장에 대한 수출기지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LS전선의 자회사인 LS머트리얼즈는 ‘차세대 2차전지’로 불리는 울트라 커패시터(UC)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이다. 대형 UC 제품에서 세계 1위의 점유율과 기술 경쟁력을 보유했다. 

지난해 LS전선 자회사로 편입된 LS마린솔루션은 해상풍력 포설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시아 최대 해상풍력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대만에 사무소를 설립하고 현지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해외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다.

신사업 발굴에 본격 나선 LS에코에너지는 지난 1월 베트남 광산업체와 ‘희토류 산화물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2월에는 유럽 1위 영구자석 업체인 독일 바쿰슈멜츠와 합작법인(JV) 설립에 합의했다.

두 회사는 연내 법인을 설립하고 2027년부터 연간 1000t 규모 네오디뮴 영구자석을 완성차업체 등에 공급할 예정이다. 전기차 약 50만대에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네오디뮴 영구자석은 전기차, 풍력발전기, 가전제품 등의 구동모터에 쓰이는 핵심 부품이다. 생산업체는 중국을 제외하면 전 세계에 10여개 사에 불과하다.

LS일렉트릭은 연초부터 미국과 영국에서 3건의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공급 및 운영 계약을 체결했으며, 지난 1월에는 미국 법인인 LS에너지솔루션과 868억원 규모의 BESS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전력공급시스템 기자재를 공급키로 한 상태다.

LS일렉트릭은 지난 6월 말 미국 배전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현지 고압용 차단기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MV LIS(Load Interrupter Switch) 신제품을 출시했다. 북미 고압 차단기 시장은 연간 약 4조원 규모로 LIS와 VCB는 각각 50%씩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데, LS일렉트릭은 이번 제품 개발로 기존 국내 대기업 중심의 프로젝트는 물론 유틸리티, 공장, 대형 빌딩 등 현지 고압 수용가를 직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지난해 8월 전북 군산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이차전지 소재 제조시설’ 건립을 위한 MOU에서 그룹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LS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지난해 8월 전북 군산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이차전지 소재 제조시설’ 건립을 위한 MOU에서 그룹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LS

 

또한 LS일렉트릭은 지난 5월 말 부산사업장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592억 원을 투자해 국내 중소 변압기 업체 KOC전기의 지분 51%를 매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KOC전기는 부산과 울산에 사업장을 둔 종합 변압기 제조사다. 국내 중소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154kv급 초고압 변압기를 생산해 납품할 수 있는 기술력과 설비를 보유한 업체다.

LS일렉트릭의 전기차 부품 자회사인 LS이모빌리티솔루션은 중국에 이어 멕시코에 두 번째 생산 기지를 구축하고 북미 전기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비철금속 소재 기업 LS MnM은 연간 68만 t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울산 온산제련소는 단일 제련소 기준 세계 2위 규모 생산량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출자사인 토리컴에 황산니켈공장을 준공하며 EV배터리 소재 사업의 첫 걸음을 디뎠다. 황산니켈은 차세대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다.

LS엠트론은 올해 초 경북 김천시에 약 4000평 규모 부지에 동부 메가센터를 설립했다. 자율작업 트랙터를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시설이다. 국내 최초로 상용화된 LS엠트론 자율작업 트랙터는 별도의 조작 없이 전후진과 회전, 작업기 연동 등을 자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어 트랙터가 스스로 농사지을 수 있는 시대를 열 수 있는 제품이다. 작업 시간은 25% 단축되고 수확량은 8% 증가한다.

친환경 에너지 기업 E1은 에너지 시장 변화에 따라 수소,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충전 등 신사업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22년부터 경기도 과천, 고양 및 서울 강서에 위치한 LPG 충전소 3곳에 수소충전소를 구축해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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