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밥켓과 시너지 없어…분할해 두산로보틱스 100% 자회사로 만들 것"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두산에너빌리티가 두산밥캣을 분할해 해외 원전사업을 수행할 자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두산그룹이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간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의 합병 계획안을 철회한 것에 대한 대안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9일 △회사분할합병 결정 △주식교환·이전 결정 △감자 결정의 내용을 담은 공시 3건을 발표했다. 이와 별도로 두산밥캣을 분할해 체코·UAE 원전 수출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공시에서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 간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을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 해제하고 향후 구조개편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포괄적 주식교환 관련 모든 절차를 중단하고 포괄적 주식교환에 반대하는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따라 취득할 자기주식에 대한 감자 결정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공시 직후 이뤄진 기자와의 통화에서 “체코 신규원전이 당초 1기 건설하는 것보다 늘어 2기로 늘고 2기 추가 건설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체코, 폴란드, 사우디, 네덜란드 원전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걸 하자면 두산에너빌리티 생산능력을 비춰볼 때 엄청난 투자가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발주 나왔을 때 하면 늦다”며 “최소한 원전 설비 투자는 1~2년 전에 검토해서 준비하고 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산밥캣을 분할하면 7000억 원의 차입 여력이 생기고 비영업용 자산을 ㈜두산에 처분하면서 5000억 원의 현금이 생겨 설비투자를 단행할 수 있는 1조 원 가량의 자금이 생기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두산밥캣이 두산에너빌리티와 시너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원전 주기기 적기투자를 실기하면 향후 물량이 나왔을 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두산밥캣이 두산에너빌리티 산하에 있으면 상업적인 시너지가 없다”며 “만약 적기에 (원전에 대한) 투자를 못하고 투자 실기를 하게 되면 나중에 발주가 나왔을 때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전 주기기) 생산설비용량(캐파)이 안돼서 딴 데(중국·러시아)로 가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