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호 LS증권 리서치센터장, 애널리스트 간담회 진행
"美 금리 인하로 기업들 투자 확대...기회로 삼아야"
"아이폰16 높은 판매량 확인되면 AI 테마 재점화"
[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가 종료돼야 코스피의 박스권 탈출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한국은행은 미국 연방준비제도보다 엄격하게 금리를 내린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어 빨라도 내년 말은 돼야 가능해 보인다. 당분간은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하단에 있는 건설과 조선, 제약·바이오 등에 투자해 상방을 노리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다."
신중호 LS증권 리서치센터장이 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애널리스트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신 센터장은 '버블은 밸류에이션으로 무너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주제로 국내외 증시를 분석하고 시장 전망을 설명했다.
먼저, 그는 지난달 초 세계 증시가 급락한 '블랙 먼데이'의 원인으로 꼽히는 경기침체(리세션) 우려에 대해서는 부정했다.
그는 "과거 경기침체가 금리차 역전보다는 해소 국면에서 발생한 모습을 보인 바 있어 이 때문에 금리 인하가 되면 리세션에 들어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 것"이라며 "그러나 금리차가 해소된 경우에도 주가의 상승 추세가 이어진 경우도 있어 다양한 요소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행들의 높은 예대율과 함께 높은 연체율을 기록하면 경제 전반의 신용 창출 하락과 경제성장률 급락이 나타나 경기침체로 이어지는데, 현재 미국 상업은행의 예대율은 70%, 대출 연체율은 1% 초반에 불과하다"라며 "실제로 최근 기업대출에 대한 심사강화 비율은 지난해 3분기 이후 지속 완화되고 있어 오히려 그간 투자를 못 했던 기업들이 대출을 받아 가며 투자에 나서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신 센터장은 연준의 금리 인하 직후 주가가 일부 빠질 수는 있지만, 오히려 이것을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경기침체 우려와 함께 블랙 먼데이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AI 기업들의 조정 가능성에 대해서도 일축하며 오히려 재점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는 오는 9일 공개되는 아이폰16의 판매량이 가늠자 역할을 할 텐데, 최근 애플이 신규 부품을 추가로 발주한 것을 보면 높은 판매량이 기대된다"라며 "이번 아이폰16의 판매로 소비자들의 수요가 확인되면 AI 테마는 재점화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신 센터장은 국내 증시에 대해서는 '박스피'라는 오명에서 당분간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코스피 지수가 3300을 기록했던 2021년과 비교하면 시장 자본은 1877조원에서 올해 2262조원으로 400조원 가까이 늘어난 반면, 순이익은 그대로 190조원 수준에 머물 전망"이라며 "순이익을 늘리기 힘든 점을 감안하면 자본을 400조원 줄여야 하는데, 기업들이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방법 등을 기대하기는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를 제외하면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가 마무리되는 시점이 그나마 코스피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때"라며 "다만, 한국은행은 미국 연준보다 엄격하게 금리를 내린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어 이를 감안하면 2026년에 박스피를 탈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신 센터장은 "현재 코스피는 박스 최상단 수준으로 당분간 상승에는 제약이 있을 것으로 보이니 밸류에이션 하단에 위치한 업종의 상승에 기대해야 한다"라며 대표적인 예로 건설, 조선, 제약 바이오 등을 들었다.
먼저, 건설의 경우 최악의 시기를 지나고 있으며 금리 인하에 대한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이며 조선 업종은 글로벌 컨테이너 선사들이 발주에 나서는 등 이익 턴어라운드가 본격화되고 있다.
또 제약·바이오의 경우 미국 내 생물보안법의 연내 통과가 수혜가 될 전망이다. 해당 법은 미국 내 기업이 중국 바이오 관련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것으로, 한국을 비롯한 기타 국가에 반사 이익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