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하반기 M15서 HBM 램프업 가능성
이천·청주로 HBM 생산 이원화
M15X 가동 시 청주 HBM 생산량↑

충북 청주에 있는 SK하이닉스 M15 공장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충북 청주에 있는 SK하이닉스 M15 공장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충북 청주에 있는 SK하이닉스의 팹 M15에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장비가 꾸준히 반입되고 있다. 또 다른 팹인 M15X 공사가 내년 끝나면 청주에서 HBM 생산량이 크게 증가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청주 M15에 HBM 관련 장비가 최근에도 반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은 본래 낸드플래시를 만들기 위해 지어졌지만 지난해 SK하이닉스는 일부 공간에서 HBM을 만들기로 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HBM 후공정을 위한 장비가 반입됐다.

M15의 건축면적은 축구장 8개 크기인 6만㎡(1만8000평, 길이 339m, 폭 172m, 높이 71m)다. SK하이닉스가 HBM 생산을 위해 이 공장을 일부 사용하기로 한 것은 HBM 공급이 수요 대비 크게 모자라기 때문이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적층해 데이터처리 성능을 높인 메모리반도체다.

SK하이닉스는 이천에 있는 M14, M16 등을 중심으로 HBM을 비롯한 고부가 D램을 양산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청주 M15에서도 HBM3 양산을 소규모로 시작했다.

내년 이 공장을 HBM 생산을 위해 더 할애할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선 늦어도 내년 하반기 SK하이닉스가 M15에서 HBM의 램프업(생산량 확대)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M15의 확장 팹인 M15X가 조기 준공돼 양산을 시작하면 청주에서 HBM 생산량은 크게 늘어난다. 지난 4월 SK하이닉스는 M15X를 신규 D램 공장으로 낙점하고, 건설에 5조300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M15와 달리 M15X는 대부분의 자원이 HBM 생산에 집중된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사진=SK하이닉스 제공

다만 M15X 가동 후 곧장 최고사양 제품을 양산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공장 가동 시점에 가장 고사양 HBM이 12단 HBM4라고 가정한다면 이보다 낮은 단계의 제품부터 양산에 들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늦어도 내년 하반기 M15에서 HBM의 본격적인 램프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은 당분간 HBM 생산 확대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전 세계 D램 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21%에서 내년 30%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D램 비트(bit) 용량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5%에서 내년 10%를 넘어설 전망이다.

내년에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간 HBM 공급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엔비디아는 2026년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 R100을 출시할 계획이다. 블랙웰(B100)의 후속 제품으로, 여기에는 HBM4 8개가 탑재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여기에 HBM을 넣으려면 늦어도 내년 말에는 제품을 공급해야 한다.

2027년 엔비디아가 출시할 루빈 울트라에는 HBM4 12개가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루빈에 대한 HBM 공급 비중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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