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언론 "갤S25 기본형에 프로세서 공급 협의 중"
'디멘시티 9400', 중국 비보 스마트폰에 첫 탑재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대만 매체 공상시보(커머셜타임스)가 삼성전자의 갤럭시S 시리즈에 미디어텍의 프로세서가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대만 미디어텍이 내년 갤럭시S25 시리즈 중 기본형 모델에 프로세서를 넣기 위해 삼성전자와 협의 중이라는 내용인데요.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스마트폰 갤럭시S 시리즈에 퀄컴과 삼성전자 외 다른 기업의 프로세서를 사용한 적이 없습니다. 대만 기업의 자긍심을 보여주는 루머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공급을 타진하고 있다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로 보입니다.
과거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 BOE도 갤럭시S 시리즈에 패널 공급을 추진했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를 제외한 기업이 갤럭시S 시리즈에 패널을 공급한 적은 없었습니다. 선택은 삼성전자 손에 달려있다는 의미입니다.
미디어텍은 자신감을 얻은 것 같습니다. 앞서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태블릿PC 갤럭시탭S10 시리즈에 미디어텍의 프로세서를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퀄컴의 스냅드래곤을 사용하지 않고 미디어텍의 '디멘시티 9300플러스(+)'를 채용한 것인데요. 퀄컴칩 대비 미디어텍칩이 저렴하기에 삼성전자는 제조원가를 낮출 수 있었습니다.
미디어텍이 갤럭시S25에 칩셋 공급을 추진 중이라면 이는 '디멘시티 9400'이 될 텐데요. 다음달 9일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 비보의 X200 시리즈에 첫 탑재된다고 합니다.
갤럭시S25 시리즈에 들어갈 퀄컴의 '스냅드래곤8 4세대'보다 빨리 공개됩니다. 퀄컴은 다음달 21일부터 23일까지 하와이 마우이에서 열리는 '스냅드래곤 서밋’에서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디멘시티 9400의 트랜지스터 수는 300억개 이상으로 전작인 '디멘시티 9300' 대비 3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대만 테크뉴스는 보도했습니다. 칩 면적은 역대 스마트폰 프로세서 중 가장 크다고 합니다. 레이트레이싱(광선 추적) 성능은 전작 대비 20% 가까이 향상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미디어텍은 '갤럭시S25에 디멘시티가 들어갈 수도 있다'는 언론 보도를 통해 홍보 효과를 기대하는지도 모릅니다. 미디어텍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가 주요 고객입니다. 비보, 샤오미, 아너 등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들은 선진 시장에서 저가 이미지로 각인돼 있습니다.
애플 아이폰은 프리미엄 이미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브랜드 이미지는 애플과 중국 업체 사이의 어중간한 위치입니다. 미디어텍은 삼성전자에 칩셋 공급을 타진하고 있다는 소식만으로 이미지를 고급화할 수 있는 셈입니다.
이같은 소식이 보도됐다고 해서 삼성전자에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엑시노스의 부진은 뼈아프지만 모바일경험(MX)사업부는 퀄컴 스냅드래곤을 구매할 때 가격 협상력을 높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앞서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증권 연구원은 스냅드래곤8 4세대 가격이 전작에 비해 최대 30% 오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글로벌테크]는 해외 전자산업의 동향과 해외 기업 이슈를 알기 쉽게 전달하기 위해 마련된 코너입니다. 국내 독자에 전달되지 않았거나 주목해야하는 내용을 쉽게 풀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