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박물관문화재단·한국조폐공사 협업
17일부터 사전예약 진행 12월 중 배송
[데일리한국 민병무 기자]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가 오돌토돌한 요판화로 재탄생한다. 화폐 제작 때 사용하는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정교한 미세문자를 삽입해 위변조를 방지할 수 있게 했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은 한국조폐공사와 협업해 개발한 ‘인왕제색도 요판화’를 17일 출시했다.
이번에 뮷즈(국립박물관문화재단의 상품 브랜드)로 선보인 요판화는 일반적인 그림과 달리 오돌토돌한 표면의 촉감을 느낄 수 있으며, 오직 점과 선만을 이용해 이미지를 구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화폐 제조에 사용하는 고도의 인쇄 기법으로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한국조폐공사만 구현 가능하다.
지난 8월 재단은 국립박물관이 소장한 문화유산의 가치 확산을 위해 한국조폐공사와 업무 협약을 맺고, 문화유산 요판화 개발에 나섰다. 국립박물관이 소장한 여러 문화유산 중 요판화 작업에 적합한 문화유산으로 겸재 정선(1676~1759)의 ‘인왕제색도’를 선정하고, 현대 요판 인쇄 기술로 재해석했다. 문화유산을 화폐 제조 기술로 재해석해 요판화로 제작했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가 있다.
이번에 출시하는 인왕제색도 요판화는 크기에 따라 총 3종으로 개발됐다. 액자를 포함한 크기별로 대형(824X546mm), 중형(526X356mm), 소형(310X196mm)으로 나뉘며 각각 300장, 500장, 2000장씩 한정판으로 제작된다. 모든 요판화 내에는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정교한 미세문자를 삽입해 위변조를 방지할 수 있게 했다.
특히 대형과 중형 요판화에는 국내 화폐 조각가 3인 중 1명인 신인철 작가의 친필 사인과 일련번호를 새겨 넣어 소장 가치를 더했다. 소형 요판화에는 화폐 일러스트(지폐·동전)와 인왕산 호랑이 그림이 숨겨져 있어 그림별로 찾아보는 것 또한 색다른 재미요소다.
정용석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사장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의 에칭 동판화처럼 요판화가 우리 문화유산의 인식을 확산하는데 있어 새로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재단은 앞으로도 다양한 협업을 통해 국립박물관 소장 문화유산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데 기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출시상품은 국립중앙박물관 오프라인 상품관과 온라인 뮤지엄숍, 한국조폐공사 온라인 쇼핑몰에서 17일부터 사전 예약으로 만나볼 수 있다. 주문 제작 방식으로, 고객별 상품 배송은 12월 9일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