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성과·높은 수익률, 뷰티 시장 진출 가속
하이트진로, 신세계L&B, 한섬 등 인수·개발
[데일리한국 김보라 기자] 전 세계적으로 K뷰티가 주목받으며 향후 성장동력으로 떠오르자 패션, 제약 업계에 이어 주류업계까지 화장품 사업에 속속 뛰어 들고 있다. 화장품은 상대적으로 빠른 결과 도출이 가능하고 투자 금액 대비 수익률이 높은 고부가가치 사업이기 때문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그룹이 화장품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투자 및 인수합병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이트진로그룹의 음료 계열사 하이트진로음료는 신기술사업투자조합 '티피-에스비피 뷰티 제1호' 지분 57.12%를 150억원에 취득했다. 또 다른 계열사 진로소주도 티피-에스비피 뷰티 제1호 지분 38.1%를 100억원에 사들였다.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은 신기술을 보유한 사업자에 투자하기 위해 모인 조합이다. 하이트진로그룹의 이번 지분 취득은 출자를 통해 투자 수익을 거두기 위함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앞서 하이트진로그룹은 종합 식품 계열사인 서영이앤티를 통해 화장품 ODM(제조업자 개발 생산)업체 비앤비코리아를 인수했다.
비앤비코리아는 달바, 메디큐브, 더마팩토리, 닥터 펩티 등 100여 개의 파트너십을 유지하며, 매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서영이앤티측은 "그동안 식품과 생맥주 기자재 관련 사업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해왔지만 최근 심화되는 경쟁 환경 등을 고려해 미래 시장의 불투명성을 극복하고자 이번 인수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그룹 패션 계열사 한섬도 지난 22일 자회사 한섬라이프앤을 흡수합병하며 뷰티사업을 강화한다.
한섬라이프앤에 대한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던 한섬은 지난 8월 한섬라이프앤의 주식 8만5750주(지분 49%)를 64억1248만원에 취득하며 지분율을 100%까지 끌어올렸다.
한섬라이프앤은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무증자 합병을 통해 한섬은 존속회사로 남고, 소멸회사인 한섬라이프앤은 합병 후 해산하게 된다.
한섬 관계자는 "뷰티 사업에 대한 경영효율성 제고를 위해 한섬라이프앤과의 합병을 결정했다"며 "향후 뷰티 사업에 대한 신속한 의사결정과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보다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의 주류유통전문 계열사인 신세계L&B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소주·위스키 제조 사업 등은 정리하며 ‘뷰티’를 신사업으로 낙점했다.
이를 위해 신세계L&B는 와인앤모어 뷰티 상표권을 출원했다. 앞으로 와인을 원료로 활용한 화장품을 개발해 ‘와인앤모어 뷰티’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뷰티 사업으로 쏠쏠한 재미를 본 동국제약은 덩치 키우기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국제약은 최근 최근 화장품 ODM 기업 리봄화장품의 지분 53.66%를 306억6000만원에 인수했다.
2010년 설립된 리봄화장품은 150여 고객사와 거래하는 화장품 연구개발 및 제조개발생산(ODM) 기업이다. 26개국에 34개 해외 거래처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동국제약은 지난 5월에 미용기기 기업 위드닉스의 지분 50.9%를 22억원에 인수했다. 위드닉스는 미용기기 브랜드 ‘SAYSKIN’을 운영하며 수출에도 직접 나서고 있는 업체다.
이로써 동국제약의 화장품사업은 센텔리안24을 비롯해 화장품 연구·제조시설을 추가하고, 미용기기의 경쟁력도 확대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K뷰티가 북미, 일본, 동남아 등 다양한 국가로 수출되고 높은 수익성이 알려지면서, 이종산업에서도 뷰티 사업을 향후 성장 동력으로 판단해 진출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K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하나의 카테고리로 자리매김했지만 이미 시장이 치열하다는 점에서 향후 추이는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