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우려 11월내 매듭…못하면 '정권재창출'은 불가"
金여사 문제 정조준…'특별감찰관' 추진 의지 재확인
제3자 추천 특검·여야의정협의체 등 정책 성과 없어
승부수인 차별화가 곧 시험대 "韓 약속 왜 못지켰나"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은 30일 '변화와 쇄신'에 방점을 찍고 김건희 여사 문제 해결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한 대표는 회견 모두 발언에서 김 여사의 문제를 '최근 드러난 문제', '국민들의 우려와 불안감' 등으로 에둘러 표현하는 한편, 문제 해결 시한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심 선고 전인 11월로 못 박았다.
한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의 주요 키워드였던 변화를 14번, 쇄신을 9번 언급했다. 한 대표가 당대표 출마 시점부터 이어온 '변화와 쇄신' 행보는 야권의 '김건희 특검법' 공세로 맞물린 김 여사 리스크에 초점을 맞춰왔다.
한 대표는 이날 100일 회견에서도 윤석열 정부의 연금·의료·교육·노동 등 '4대 개혁'을 언급하며 "(국민의) 우려와 실망을 해결하지 못하면 개혁 추진은 어렵다"며 김 여사 문제에 경각심을 드러냈다.
그는 "개혁의 동력을 키우기 위해선 11월 내에 먼저 매듭지어야 할 것이 있다"며 김 여사 문제와 의료공백 사태를 짚었다. 그는 김 여사 문제에 대해선 "변화하고 쇄신해야만 야당의 헌정 파괴 시도를 막아낼 수 있다"고 했고, 의료공백 사태에 대해선 "지금 풀지 못하면 파국"이라고 힘줘 말했다.
한 대표가 그간 윤석열 대통령에 요구해 온 '김 여사 3대 해법' 관철 의지를 재확인한 대목이다.
◇ '김건희' 언급하며 정면돌파…대권가도 염두 발언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김 여사의 실명을 언급하며 대통령 친인척의 비위를 감찰하는 '특별감찰관'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특별감찰관은 관철돼야 하고 관철될 것"이라며 "결국 국민의힘이 등 떠밀리지 말고 변화와 쇄신을 주도해야 한다. 특별감찰관이 있었다면 지금의 문제가 많이 안 생길 수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10·16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얻은 득표율 61%를 '당 득표율'로 규정하는 한편 부산의 국정 지지율이 27%였음을 상기시켰다. 그는 "'우리가 바꿔볼 테니 기회를 달라'는 약속만으로도 (시민들이) 40%포인트에 가까운 괴리를 만들어주셨다"고 했다. 당과 정부의 지지율 괴리를 언급하며 자신의 행보에 대한 당위성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가) 2년 반이나 남았다.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하고 다음 페이지로 가자는 것"이라며 "제가 하려는 건 변화와 쇄신이다. 당정 관계 등에 대해 '이대로 안 되겠다'는 당원과 국민의 전폭적인 생각을 갖고 제가 이 자리에 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 대표는 내년 4월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가능성에는 말을 아끼면서도 '당권·대권 분리 규정' 개정 가능성엔 여지를 남겼다.
대선에 출마하려는 당대표가 대선 1년 6개월 전 사퇴해야 하는 '당권·대권 분리 규정'에 대한 개정 가능성에는 "지금 단계에서 이렇다 저렇다 할 문제가 아니다. 제가 결정할 문제도 아니다"라며 "당심과 민심이 정할 문제다. 대단한 헌법적 가치를 지닌 문제는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당권·대권 분리 규정'을 개정하게 되면 한 대표는 대선 전 치르는 2026년 지방선거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고 대권에 도전할 수 있다. 한 대표가 해당 규정에 대한 가능성을 닫지 않으면서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됐다.
◇ 성과는 사실상 '0' …특별감찰관 관철 여부가 관건
'대통령실과의 차별화'는 한 대표의 가장 큰 성과이지만, 유일한 성과라는 점은 한계로 거론된다. 한 대표가 취임 후 내세운 제3자 추천 특검법이나 여야의정 협의체 등 정책들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한 대표가 내세운 김 여사 해법, 그 중에서도 '특별감찰관' 임명 여부가 한 대표의 앞으로의 정치력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당대표를 지낸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한 대표를 향해 "채상병 제3자 특검법은 본인의 공약이었는데 구체화되고 실체화된 내용이 나오지 않은 지 벌써 100일이 됐다는 뜻"이라며 "한 대표가 약속한 것 중 왜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았는지 심각하게 바라봤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한 대표의 특별감찰관 관철 주장에 대해서도 "동문서답"이라고 평가절하하며 "양평 고속도로 문제는 국정조사, 도이치모터스 의혹은 특검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취임 100일'을 맞은 한 대표를 향해 "현재 권력의 무덤 위에 미래 권력의 영화가 있을 수 없다"며 "현재 권력이 잘못되면 미래 권력도 다 같이 망한다는 명제를 다시 한번 되살려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윤·한(윤석열·한동훈) 갈등에 대해 "반드시 해소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윤 대통령의 변화와 한 대표의 전략적 리더십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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