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관련 회의자료 동의 없이 가져가자 팀장급 직원 반발
항의 계속되자 대표이사실로 데려가 폭언, 직원은 "폭행도"
해당 대표이사 "폭행 없었다"며 혐의 부인, 직원에 '유감' 표명

대표이사의 직원 폭행 및 폭언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사천문화재단. 출처=재단 누리집 캡처
대표이사의 직원 폭행 및 폭언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사천문화재단. 출처=재단 누리집 캡처

[사천=데일리한국 박유제 기자]  경남 사천시 출자·출연기관인 사천문화재단 대표이사가 공식석상에서 팀장급 직원에게 폭언과 폭행을 한 혐의로 피소됐다.

피해 직원은 병원에 입원했다가 병가를 낸 뒤 29일 진주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지만, 해당 대표이사는 "손목 잡은 것이 전부"라며 혐의 내용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고소장 내용 등을 종합하면 사천문화재단 축제담당 팀장인 A씨는 지난 8월 27일 재단 소회의실에서 재단과 문화예술사업체 관계자 7명 등이 참석한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이 자리에서 재단 대표이사 B씨는  A4용지에 작성하던 A씨의 회의자료를 동의 없이 가져가 다른 직원에게 주면서 "협상을 위해 필요할 수 있으니 복사를 하라"고 전달했다.

그러자 A씨가 자신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회의자료를 가져간 대표이사를 향해 회의자료를 돌려달라는 요청을 거듭했고 계속 요구했고, 대표이사가 이를 돌려주지 않으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녹취록 등에는 당시 협상의 실무팀장으로서 회의 내용을 기록으로 남겨야했던 A씨는"왜 (동의 없이)가져가느냐, 돌려달라"며 느닷없이 회의자료를 가져간 대표이사에게 항의했다.

하지만 B대표는 A씨의 계속된 요구에도 돌려주지 않고 "앉아, 앉아라"는 말만 되풀이했고,  A씨의 계속된 항의에 B대표의 물리력이 있었다는 증언도 있다. 

결국 B대표가 A씨를 데려간 대표이사실에서도 A씨는 "왜 회의자료를 가져갔느냐. 도대체 저한테 왜 이러느냐"며 항의했고, B대표는 "앉아라" "일어서" "이리와"라는 등의 강압적 발언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A씨의 계속된 항의를 '항명'이라고 언급한 B대표는 "항명에 대해 나에게 사과하고, 회의 참석자들에게도 사과하라"며 A씨를 다시 회의실로 데려간 뒤 사과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A씨가 "내가 사과할 일이 아니지 않느냐"며 이를 거부하자 B대표가 A씨의 어깨와 목 사이를 짓누르듯 잡고 다시 회의실을 빠져나가 대표이사실로 데려가면서 언쟁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달았다.

대표이사실에 함께 들어간 재단 사무국장 C씨의 만류로 A씨가 자리를 떠나려고 하자 B대표는 "앉아라, 이리와"라는 말을 반복하다 A씨의  팔을 잡아비틀었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실제로 녹취록에는 A씨가 "이 팔을 보십시오. 팔이 이게 뭡니까"라고 폭행에 항의하는 발언이 담겨져 있고, 오른팔 피부 일부가 벗겨지고 멍이 든 듯한 사진을 폭행 당한 증거로 제시했다.

B대표가 또 다른 직원들이 있는 가운데서도 A씨에게 "처리(면직)해줄까“ "아예 시키지 마?(업무배제)“ "내가 훈육하고 있다"며 압박을 이어가자 결국 '을'의 위치에 있던 A씨는 "대표님께 항의한 것은 죄송하게 됐다"고 사과했고, 회의 참석자들에게도 "(자신이)소란을 피워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이날 대표이사의 폭언과 폭행에 충격을 받은 A씨는 진주의 한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아야 했고, 퇴원한 뒤인 29일 두 건의 진단서를 첨부해 B대표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진주경찰서에 접수된 고소장에는 B대표와 함께 피소된 재단 사무국장 C씨에 대해서도 모욕죄와 함께 대표이사의 폭언 및 폭행 방조 혐의를 적시한 것으로 확인된다.

고소 내용과는 별개로 축제 출연진 협의 과정에 참석해 있던 업체 관계자도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생전 처음 보는 장면이었다. (공공기관이)협상 대상자를 완전히 무시하는 행동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주장과 녹취록 및 고소 내용 등에 대해 B대표는 "회의 중에 직원이 나가길래 앉아있으라며 손목을 잡은 것이 전부"라며 혐의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또 사건의 발단이 된 회의자료를 동의 없이 가져갔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A4 용지를 집어 내용을 확인하며 추후 협상을 위해 필요할 수 있으니 복사를 하라고 사업담당자에게 줬다"면서 지나친 표현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취재 내용과 근거자료 등을 근거로 추가 취재가 이뤄지자 '폭행은 없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도 "물의를 일으킨 점 유감이다. A직원을 포함해 전체 재단 직원들의 화합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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