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츠 상장 첫날 '따블'로 마쳐...장중 '따따블' 근접하기도
연이은 참패 속 위츠 호성적에 다음달 대기 기업 '희소식'
'수요예측 시작' 오름테라퓨틱 결과가 시장 판가름 가능성

20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위츠 코스닥시장 상장기념식에서 김대영 한국IR협의회 부회장(왼쪽부터), 민경욱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김응태 위츠 대표, 김준태 신한투자증권 GIB2그룹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20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위츠 코스닥시장 상장기념식에서 김대영 한국IR협의회 부회장(왼쪽부터), 민경욱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김응태 위츠 대표, 김준태 신한투자증권 GIB2그룹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최근 흥행 참패가 이어져 온 공모주 시장에 20일 상장한 이달의 마지막 상장 기업 위츠가 '따따블'(공모가의 4배 증가)에 가까운 흥행 대박을 기록하면서 시장 반등의 기대감을 불어 넣었다.

다음달에도 10곳이 넘는 기업들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이날부터 수요예측을 시작한 오름테라퓨틱의 결과가 다음달 공모주 시장의 분위기를 판단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1일 위츠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65% 오른 1만50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 이은 상승세다.

위츠는 전날 IPO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는데, 공모가 대비 116.67% 오른 1만4690원에 장을 마쳤다. 오전 11시 20분에는 무려 251% 오른 2만38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따따블에 1800원이 모자랐다.

위츠의 상장 첫날 흥행 대박은 최근 공모주 시장을 감안하면 이례적이었다. 이달 들어 13개의 기업이 상장했는데,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더본코리아를 제외하고는 모두 상장 첫날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직전에 상장한 사이냅소프트와 알에프시스템즈도 마찬가지로 공모가 대비 각각 24.53%, 29.23% 떨어졌다.

이번 위츠의 호성적에 대해 일각에서는 예상했다는 반응이다. 통상의 코스닥 상장 기업 대비 실적이 안정적이고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우려가 적었기 때문이다.

먼저 위츠는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 103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어 올 상반기에도 영업이익 17억원을 기록, 무난한 실적이 예상된다. 또 위츠의 상장 첫날 시장에 풀리는 물량은 공모 물량을 포함해 33.03%가 나온다. 해당 물량도 적은 수준은 아니나 향후 6개월간 추가로 나오는 물량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호하다.

아울러, 회사의 성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전자기기 무선충전 솔루션 사업을 영위 중인 위츠는 기존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뿐만 아니라 스마트 가전, 전기차까지 무선충전 영역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실제로 전기차 충전이 가능한 '토레스 EVX'를 선보이기도 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무리가 없는 수준의 IPO다"라며 "안정적 실적 달성이 가능한 사업부를 중심으로 성장성 있는 신규 사업을 추진 중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라고 평가했다.

이번 위츠의 흥행 대박은 당분간 이어질 공모주 시장의 휴장을 앞두고 지난 두 달간의 공모주 상장 행진을 긍정적으로 매듭지었다는 점에서 다음달 상장을 앞둔 기업들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중순부터 이번 위츠까지 무려 23개 기업이 상장했다.

실제 이번 위츠의 성적이 향후 공모주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는 빠르면 이달 말에 알 수 있을 전망이다. 이날부터 시작된 코스닥 상장 기업 오름테라퓨틱의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이 오는 27일 끝난다.

최근 상장을 앞둔 기업들은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하면서 상장을 철회하기도 했다. 지난 7일 동방메디컬을 시작으로 12일에는 미트박스글로벌이, 13일에는 코스피 상장을 준비했던 씨케이솔루션이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물론, 수요예측이 개별 기업만을 평가하는 것인 만큼 공모주 시장의 분위기를 판가름하는 잣대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그간 수요예측에서 흥행 참패 사례가 극히 드물었던 만큼 이번 오름테라퓨틱의 수요예측이 흥행에 성공하면 기관투자자들의 투심이 다소 완화됐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오름테라퓨틱의 경우 내년까지 적자를 이어간다는 점, 상장 직후 한 달 만에 전체 물량의 67%가 나와 오버행 우려가 있다는 점, 최대주주 측의 지분이 16.25%로 적은 점, 공모가 희망 범위가 3만~3만6000원으로 다소 높은 점 등이 발목을 잡을 전망이다.

오름테라퓨틱에 이어 벡트, 아스테라시스 등 다음 18일까지 무려 14개 기업이 공모주 청약을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공모 기업들이 상장을 철회한 이달 중순은 코스피가 2390선까지 내려갔는데 지금은 소폭 올라 최악은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라며 "당분간 변동성이 높은 만큼 기업의 펀더멘털을 보고 공모주 투자에 나서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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