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피선거권 박탈형', 위증교사엔 '무죄'
법원 "김진성 위증…李 교사에 의한 건 아냐"
李 "진실과 정의 되찾아준 사법부에 감사해"
민주 "李 안죽어…野대표 탄압 尹 사과해야"
국힘 "사법부 판단 존중하디만 납득 어려워"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위증교사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사법리스크를 일부 덜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의 5개 재판 가운데 유죄 가능성이 높게 예상되던 혐의였던 만큼 무죄 판결에 대한 여야의 희비는 엇갈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위증교사 혐의 사건에 대해 이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대표의 교사를 받고 위증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고(故)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비서 출신 김진성 씨에게는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이 대표가 김씨에게 자신의 주장을 수차례 설명하고 변론요지서를 제공하고, 자신이 필요로 하는 증언을 언급했다는 사정만으로 거짓 진술을 요구했다거나 위증을 결의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공판을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진실과 정의를 되찾아준 재판부에 감사드린다"라며 "정치가 서로 죽이는 것이 아니라 공존하고 함께 가면 좋겠다고 정부·여당에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과정이 참으로 어렵고 길긴 하지만 창해일속(滄海一粟)이라고 제가 겪는 어려움은 큰 바닷속 좁쌀 한 개에 불과하다"며 "앞으로도 국민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단 말씀드린다. 이제 정치가 서로 죽이고 밟는 게 아니라 서로 공존하고 함께 가는 정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법원 앞에 마중을 나온 박찬대 원내대표와 김민석·이언주 최고위원 등 지도부는 눈시울을 붉혔다. 정정래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눈물 난다. 천둥번개가 쳐도 하늘은 무너지지 않는다"라며 "이재명은 죽지 않는다"고 감격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SNS에 "기쁜 소식"이라며 "일희일비 말고 앞만 보고 국민만 보고 의연하게 가자"고 제안했다. 또 "험한 파도는 노련한 선장을 만든다. 김대중 대통령도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당선인)도 살아 돌아왔다"며 역대 대통령들의 기사회생 사례를 언급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도 자신의 SNS에 "사건 조작으로 야당 대표 탄압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한 윤석열 대통령은 즉시 사과하고 사퇴하라"고 적었다.
지난해 9월 이 대표에게 청구된 구속영장을 기각한 유창훈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 "소명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면서 이 대표의 5개 재판 가운데 치명타가 예상되기도 했다.
◇ 당혹스러운 與 반응에도 李 사법리스크는 '산 넘어 산'
정국의 분기점을 이날로 내다봤던 여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언론 공지를 통해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아쉬움은 남는다"며 짧은 한 줄을 남겼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도 SNS를 통해 "사법부 판단은 존중하지만 아쉽다. 교사를 받은 사람은 위증으로 500만원의 벌금을 선고받았는데 정작 교사는 아니다는 판단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2심에서 바로 잡히길 기대한다"고 썼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위증교사 죄목을 형법에서 차라리 없애라"라며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날 재판 결과와는 별개로 이 대표는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라는 '피선거권 박탈형'을 선고받은 바 있어, 대권가도의 적신호는 여전한 상태다.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될 경우 향후 10년간 대선에 출마할 수 없게 되고 의원직은 상실된다.
이 대표가 다음 대선 출마를 위해 해소해야 할 사법리스크는 '첩첩산중'이다. 이 대표 앞으로는 대장동·백현동·성남FC 사건과 대북송금 의혹,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 세 개의 재판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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