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이 대우조선해양 시절 건조한 LNG-FSRU. 사진=한화오션 제공
한화오션이 대우조선해양 시절 건조한 LNG-FSRU. 사진=한화오션 제공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최용구 기자] 에너지 밸류체인을 둘러싼 조선·해운업계의 사업 다각화는 내년에 한층 구체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액화천연가스(LNG), 암모니아 등 수요 확대에 따라 업종 간 영역 침투가 활발해질 것으로 업계 일각에선 보고 있다.

선박 발주 시기와 용선(선박 대여) 비중에 관한 선사들의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중국조선소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해양플랜트 사업 강화, 빅테크 기술 개발 등 행보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 사업 다각화... ‘밸류체인’ 선점 경쟁

글로벌 선사들은 LNG 저장·재기화 공급 설비(FSRU),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등 운영 노하우를 쌓으며 글로벌 유통망을 넓히고 있다. 여기에 조선과 물류 쪽도 가세했다. FSRU, FLNG 등 건조 능력을 갖춘 그룹사들이 물류 계열사 등을 활용해 에너지사업 다각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장 교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조선업계의 에너지 사업 진출은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FSRU, FLNG를 만드는 것과 운영하는 것은 다른 영역이기 때문에 미래 플랜을 세우기 힘들다는 평가다.

 HD현대 관계자들이 2023년 6월 현대베트남조선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HD현대 제공 
 HD현대 관계자들이 2023년 6월 현대베트남조선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HD현대 제공 

◇ 해외 거점 통한 애프터마켓 진출

해외 거점 마련을 통한 생산 효율화에 나선 조선업계는 선박 유지관리 등 애프터마켓 진출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선박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유지관리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선박 건조뿐 아니라 검사, 유지보수, 개조 등 토털서비스에 관심이 많아졌으며 이를 중국과 경쟁 구도를 감안한 차별화 전략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사업의 수익성은 낮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 선박 개조 특수 기대감

노후된 LNG운반선을 FSRU로 개조하는 사업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전 세계 FSRU의 20% 이상을 운용하고 있는 엑셀러레이트 에너지(미국)가 해당 사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년 이후의 수주 전망도 밝힌 상황이다.

개조에서 요구되는 기자재, 모듈 등 사양을 정해 에너지사가 발주를 내면 조선사가 입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조선업체들은 개조 사업 수행을 통해 도크 비용, 공사비, 인건비 등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 한화파워시스템 등 국내 업체들의 시장 진입은 어렵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HD한국조선해양, 한화파워시스템은 한화오션의 FSRU 설계·건조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골라 LNG의 FSRU. 사진=골라 LNG 제공 
골라 LNG의 FSRU. 사진=골라 LNG 제공 

◇ 슬롯 확보 고민 커져... 선가 변화 촉각 

업계는 내년에도 선가의 오름세가 이어질지에 주목하고 있다. 선박 운임이 하향안정화 될 것이란 반응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높아진 선가는 선사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해 조선사들의 수주잔량이 늘면서 선박을 건조할 슬롯이 포화된 데다 선박 발주 수요가 맞물리며 선가를 높였다.

수주 호황을 맞은 국내 조선소 슬롯은 내년까지 꽉 찬 상태다. 당장 많은 슬롯이 채워져 있는 상황에서 노후 선박 교체 및 친환경 전환 등을 위한 추가 발주가 필요하다. 선가를 의식한 선사들은 발주 시기를 미루거나, 선박 구입이 아닌 대여(용선)의 비중을 높이는 식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조선 조선소 전경. 사진=대한조선 제공 
대한조선 조선소 전경. 사진=대한조선 제공 

◇ 해양플랜트 호실적 기대

중국과 경쟁이 치열해진 선박 건조 시장의 변수를 줄일 대안으로 FPSO(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등 해양플랜드에 대한 관심은 커질 전망이다. 브라질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가 FPSO 15기에 대한 운영 및 추가 계획을 올해 하반기에 세우면서 업계에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페트로브라스의 이번 결정은 글로벌 해양플랜트의 지속성을 담보할 시그널이란 평가도 있다. 

삼성중공업은 건조 실적 우위와 엔지니어링 고도화 등으로 해양플랜트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갈 방침이다. 한화오션은 해양플랜트 부문 글로벌 인재 확보와 거점 마련을 위해 싱가포르 다이나맥 홀딩스를 인수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시장을 살피면서 추가 사업을 모색한다. 국내업체들의 수주 경쟁력은 충분하지만 해양플랜트 사업을 수행할 가용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은 불안요소다.

HD현대미포가 건조할 중형 암모니아 추진선 조감도. 사진=HD현대미포 제공  
HD현대미포가 건조할 중형 암모니아 추진선 조감도. 사진=HD현대미포 제공  

◇ 암모니아 추진선 수요 주목 

미래 수요가 예상되는 암모니아 추진선박에 관한 기술 교류는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HD현대미포는 만에너지솔루션(독일)이 개발한 암모니아 연료 추진 엔진 기술을 이전 받고 최근 암모니아 추진선 건조에 착수했다.

탄소 감축이 필요한 글로벌 선사들은 암모니아를 포함해 메탄올, 수소, LNG 등 연료를 선택지로 두고 있다. 암모니아 추진선에 대한 선사들의 수요가 급증할 가능성은 적지만 향후 발주를 감안한 업계의 대응은 이어질 전망이다. 엔진의 설치가 우선인 만큼 만에너지솔루션, 바질라(핀란드) 등 글로벌 선박 엔진 제조사들은 조선사 대상의 기술 영업을 확대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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