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수익률 6.8%...해외형 최고 201%, 국내형 67.6%
해외형 자산 모든 유형서 증가...국내형 주식은 감소
"올초 대비 내년 증시 부진...해외형에 더욱 쏠릴 가능성"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김영문 기자] 올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는데, 이는 해외형에 국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형 대비 국내형 ETF의 수익률이 부진한 데다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으로 파킹형 ETF만이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내년 초 증시 상황이 올해 초보다 더욱 안 좋아져 내년 ETF 시장의 해외형 강세는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30일) 한국거래소는 올해 ETF와 ETF 시장 결산 및 주요 특징을 분석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우리 ETF 시장은 지속적인 신상품 공급과 자금 유입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순자산총액 11위, 일평균 거래대금은 5위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순자산총액은 올해말 기준 173조2000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43.02% 늘어났다. 글로벌이 지난달말 기준 14조9630억달러로 전년 동기(10조7470억달러) 대비 39.23% 증가한 것을 국내 시장이 소폭 웃돌았다.
올해 신규 상장 수도 174종목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는데, 그중 126종목이 주식형 ETF, 그중에서도 AI, 반도체와 같은 테마형 ETF로 나타났다. 또 커버드콜과 같은 배당형 ETF도 23종목, CD 등 금리형 ETF도 6종목이 상장되는 등 고정적인 현금흐름에 대한 수요도 늘어났다.
다만, 올해 신규 상장 수가 가장 많았던 만큼 상장폐지 건수도 51건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해와 2022년 각각 14건, 6건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급증했다. 이에 대해 거래소는 "상장 ETF 수가 증가하고 시장 트렌드가 변화함에 따라, 발행사의 자발적 상장폐지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이와 같이 올해도 역대급 성장세를 보인 ETF 시장이나 그 내면에는 명암이 있었다. 성장세는 해외 주식형 ETF가 사실상 주도했으며 국내 주식형 ETF의 경우 더딘 모습을 보였다.
먼저, 올해 유입된 순자금 41조8000억원 중 무려 3분의 1에 달하는 14조원이 단기금리 ETF와 S&P500 ETF에 유입됐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머니마켓액티브'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S&P500'이 각각 3조8000억원과 3조6000억원으로 1, 2위를 차지했다.
특히 해외형 ETF는 모든 상품 유형에서 순자산 총액이 증가했는데, 전년(28조3536억원) 대비 2배 넘게 늘어난 67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국내형 ETF는 같은 기간 14.2% 증가하는 데에 그쳤는데, 이마저도 채권형 ETF가 36.2% 증가한 덕분으로 국내 주식형 ETF의 순자산 총액이 오히려 감소하면서 더딘 증가세를 보이게 됐다. 국내 주식형 ETF의 순자산 총액은 지난해 45조2151억원에서 올해 43조2135억원으로 2조원가량 줄었다.
이는 해외 대비 국내형 ETF가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해외형의 경우 미국 테크나 나스닥 등의 레버리지 상품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빅테크TOP7Plus레버리지(합성)'의 경우 201.6%의 수익률을 보였다. 이어 한화자산운용의 'PLUS 미국테크TOP10레버리지(합성)'도 180.5%를 기록하는 등 100%대 수익률이 다수 나타났다.
국내형의 경우에는 업종섹터의 강세가 두드러졌는데, 올해 수익률 1위는 2차전지 지수를 마이너스로 추적하는 KB자산운용의 'RISE 2차전지TOP10 인버스(합성)'가 67.6%의 수익률을 냈다. 이어 신한자산운용의 'SOL 조선TOP3플러스'가 65.7%, 'TIGER 200 중공업'이 62.1%다.
거래소는 "반도체, AI 관련 미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관심 증가로 해외형 ETF는 시장대표, 전략, 업종섹터분류의 증가가 두드러진 반면, 국내형 ETF의 경우 불확실성 확대로 파킹형 ETF로의 자금 유입이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국내형 ETF가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 중인 가운데, 최근 증시 부진까지 이어지면서 내년 투자자들의 해외형으로 이탈이 더욱 가속화되거나 인버스 ETF들이 상위권을 기록하는 웃지 못할 일들이 벌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로, 올해 ETF 시장의 평균 수익률은 6.8%인데, 코스피 200지수를 음으로 추적하는 ETF의 1년 수익률은 12.55%, 음의 2배수로 추적하는 ETF는 18.55%로 평균을 훨씬 웃돈다.
업계 관계자는 "ETF 특성상 안전성을 추구하는 투자가 많다 보니 국내형보다는 해외형 ETF의 성장세가 두드려진 것으로 보인다"라며 "올초 대비 증시가 안 좋은 데다 트럼프 취임 등 변수도 많아 내년 해외형 ETF 쏠림 현상은 더욱 커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